美 육군대 교수 “北주민, 너무 지쳐서 반란도 못한다”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아들을 후계자로 만들기 위해 남은 시간은 최대 10-15년이므로 후계자 문제를 어떻게 다루느냐가 앞으로 10년 남짓한 기간 김정일(金正日) 정권의 운명을 말해주는 가장 명백한 징표라고 미 육군대학 전략연구소(SSI)의 앤드루 스코벨 교수가 주장했다.

스코벨 교수는 최근 발표한 ’김정일과 북한’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북한 전체주의 체제가 맞닥뜨린 최대 도전은 후계자 문제”라며 이렇게 전망하고, “지난해 10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때 김정일 위원장 차남 김정철이 후 주석에게 소개됐다는 소문이 있는 점 등으로 미뤄 특정인에 대한 후계자 수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 체제의 전망에 대해, 스코벨 교수는 김 위원장이 “충분히 오래 생존한다면 후계자 앉히기에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북한같은 “전체주의 체제가 (김일성-김정일에 이어) 또다시 후계 계승에 성공할 가능성은 (실패 가능성)보다 작다”고 예상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후계문제에 실패할 경우 “어느 시점에선가, 전체주의 체제가 그대로 붕괴하거나 1990년대 이래 중국의 정치제제와 같은 후(post)-전체주의 체제로 약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의 김 위원장 권력에 대해 스코벨 교수는 “안정돼 있고 붕괴 위기는 없다”고 진단하고 그러나 “끊임없는 인력과 자원 동원을 요구함으로써 국가와 사회에 엄청난 긴장을 가하는 전체주의를 수십년간 지탱해온 결과, 지도부와 일반국민 모두 탈진 상태이며, 국가 하부구조와 자원이 황폐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런 “피로와 소모” 상태로 인해 반란은 커녕 항의와 반대조차 별로 일어나지 않고, “일반 주민 대다수는 너무 지쳐 그저 기본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급급해 하고 있다”고 스코벨 교수는 분석했다.

그는 또 김정일 정권이 여전히 국가의 강압수단을 독점하고 있기는 하지만, 전체주의에 특징적인 요소들에서 “일부 이완(slippage)과 부식(erosion)도 생기고 있다”며 김 위원장이 “사실상 절대적인 독재자이면서도 아버지와 달리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참작하고, 이념도 국가나 사회의 변혁 문제가 아니라 경제회복이나 정권강화로 초점이 이동하고 있다”는 등을 예로 들었다.

그는 특히 전체주의의 가장 중요한 특성인 공포가 여전히 남아 있기는 하지만, 과거처럼 “온 사회에 스며든(pervasive)” 상태가 아니어서 “개인 차원에선 무서운 결과를 두려워하지 않고 체제의 틈새와 우회로를 찾아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이념과 공포 분위기가 이완된 자리엔 “문자 그대로, 그리고 비유적으로” 체제의 부패가 들어섰다고 스코벨 교수는 덧붙였다.

그는 북한의 정치제제에 대해 ’조직범죄 가문’ 등 다양하게 성격을 규정하고 있으나 ’전능한 지도자 중심으로 고도로 집중화.군사화된 관료체제’라는 점에서 전체주의 체제로 보는 게 가장 합당하다고 규정했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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