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엔개혁대사”유엔자금, 김정일 비자금 전용가능성”

▲ UNDP 웹사이트

북한 정부가 유엔개발계획 (UNDP, UN Development Programme)의 원조자금을 유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9일 미국 언론은 미국 고위 관계자의 발언과 유엔 개발계획 내부자료 등을 인용해 북한에 투자된 유엔 개발계획의 지원금이 매우 불투명하게 운용되고 있으며 자금의 상당부분이 아무런 회계나 감사 절차 없이 북한 정부에 의해 자의적으로 유용되고 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마크 월러스 미 국무부 유엔개혁담당 대사는 16일 애드 멜커트 유엔개발계획 사무부총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북한에서 운영되고 있는 유엔개발계획 자금이 유엔 규정을 무시한 채 사용되고 있다”고 비판하며 “(유엔개발계획 자금이) 북한 정부의 비자금으로 사용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월러스 대사는 편지에서 유엔개발계획의 북한 사무소 직원들이 대부분 북한 공무원들로 채워져 있으며 북한의 공무원들이 재정, 인사, 설비구입 등 개발자금 운용의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이는 유엔개발계획 내부 규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2004년에 작성된 내부 감사 자료는 북한 정부가 “한 자리에 한 명의 (북한인) 후보자를 추천하며 이마저도 후보자에 대한 신상자료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또 월러스 대사는 유엔개발계획의 감사 절차를 무시한 채 북한 정부가 자의대로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자금의 상당부분은 지방 조달업자들에게 현금으로 지급됨으로써 유엔개발계획의 규정을 위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의혹들에도 불구하고 북한 정부는 유엔개발계획이 지정한 외부 회계법인 KPMG의 감사를 거부해 오고 있으며 대신 북한 정부가 직접 작성한 ‘의혹투성이’ 감사 보고서를 제출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KPMG는 1999년과 2001년, 2004년 세차례에 걸쳐 북한의 감사 거부와 관련해 ‘시급한 대책을 세워줄 것’을 유엔 개발계획에 요청했으나 현재까지 어떤 조치가 취해졌다는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월러스 대사는 북한 정부가 제멋대로 사용하고 있는 유엔개발계획 지원금이 북한 주민들을 위해 쓰이는 것이 아니라 김정일 정권의 비자금으로 제공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며 1998년 이후 북한에 지원된 유엔개발계획 자금 운용에 대한 독립된 외부기관의 감사를 요구했다.

지금까지 북한에 지원된 유엔개발계획의 자금이 총액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일부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1998년까지 지원된 자금은 최소 수천만 달러에서 최대 1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999년의 내부 감사 자료는 북한에서 운영되고 있는 유엔개발계획 프로젝트가 29개에 달하며 총 예산은 2천7백9십만 달러에 이른다고 보고했다. 이 중 3분의 2 가량의 프로젝트들이 북한 정부에 의해 직접 운영되었고 나머지 3분의 1만이 유엔 개발계획에 의해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작년의 예산 규모는 이보다 약간 적은 2천2백2십만 달러였다.

한편 유엔개발계획은 19일 성명서를 통해 “유엔개발계획은 가맹국과 이사회의 결정을 준수하여 북한에 대한 투자를 운영해 왔으며 외부 법인의 감사에 대해서는 다음 주에 열릴 이사회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발표했다.

유엔 개발계획의 이사회는 36개국으로 이뤄져 있으며 26일까지 열리는 이사회 총회에서 미국, 캐나다, 일본, 벨기에, 세르비아 등은 완전한 외부 감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북한에서의 개발 프로젝트를 일시 중단할 것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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