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지난해 영국의 의료 시스템을 마비시킨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해킹 사건을 비롯해 일련의 사이버 공격을 주도한 북한 해커를 첫 형사고소하고 소속 단체를 대북제재 명단에 올렸다.
미 법무부는 6일(현지시간) 북한의 대표적 해킹조직으로 알려진 ‘라자루스’ 그룹의 멤버 박진혁을 형사고소했다. (관련 자료: 미 법무부가 LA연방 법원에 제출한 형사고소장)
형사고소장에 따르면, 박진혁은 2014년 소니픽처스 해킹 사건, 2016년 8100만 달러를 훔친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해킹 사건,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공격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미국 측은 역사상 가장 큰 컴퓨터 공격의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박진혁은 북한 정부에 의해 고용된 프로그래머로, 북한의 해킹 단체 중 하나인 조선 엑스포(Korea Expo Joint Venture, KEJV)에서 근무했다. 조선 엑스포는 때로는 ‘Lab 110’으로도 불린다.
미국 CSIS가 2014년 발표한 ‘북한의 사이버 작전 조직’ 보고서에 따르면 ‘Lab 110’은 북한 정찰총국과 연결된 조직으로, 중국 선양(瀋陽)에 있는 북한 IT업체 ’조선백설무역회사‘를 통해 한국에 악성코드를 판매하다 적발된 적 있다.
또한 미국 재무부는 박진혁이 소속된 북한의 위장 회사인 ‘조선 엑스포’를 독자 대북제재 명단에 올렸다.
이에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미국은 북한이 글로벌 사이버 안보를 침해하고 (미국의) 제재를 위반해 불법으로 외화를 창출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은 (북한) 정권이 사이버 공격, 그 밖의 범죄 및 불안정한 활동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 법무부가 북한 해커에 대한 형사고소와 독자 제재를 가하기 몇 시간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우호적인 메시지를 남겨 관심이 쏠린다. 대화와 제재를 병행하는 그동안의 행보와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우리 외교부도 7일 미국의 독자 제재 대상 추가 지정에 대해 “미국 정부의 금번 조치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달성을 위해서는 대화와 동시에 대북제재 이행이 긴요하다는 미국의 의지에 따른 것으로 평가된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