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외교수단으로 北 민주화 유도”

▲ 국정연설에서 부시 대통령 <사진:연합>

북한은 체제 생존을 바라지만 미국은 “테러를 지원하는 북한체제”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기 때문에 미국과 북한 관계가 대화와 타협을 통해 이루어지기 대단히 어렵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이춘근 자유기업원 부원장(국제정치학)은 23일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주최 ‘북핵문제와 6자회담’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하고, 미국이 북한을 ‘악의 축'(Axis of Evil)으로 간주하는 이유는 북한의 핵개발 계획 그 자체가 아니라 북한이 오랫 동안 테러를 지원하는 국가였다는 사실에서 유래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미국이 북한 핵문제보다 북한 정권에 대한 불신이 더욱 깊다는 주장으로서, 북핵 해결과정에서 미국은 북한의 포괄적 ‘적대시 정책’ 철회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다.

이 부원장은 “미국이 인식하는 북한은 테러를 지원하는 ‘악의 축’에서 국민을 못살게 구는 ‘폭정의 전초기지’(outpost of tyranny)로 바뀌었다”면서 “북한 핵을 해결한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현 북한 정권의 교체를 의미하는 구조로 나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 핵보유 의지 간과 안돼

그러나 “미국이 북한을 무력 공격한다는 뜻으로 비춰질 필요는 없다”며 “라이스는 동유럽 사회주의가 붕괴될 당시 현장에서 실무를 담당했던 관리인이자 그들의 속성을 이해하는 학자”라고 말해, 군사적 방식을 동원한 해결보다는 외교적인 수단과 민주주의적 개혁을 유도하는 방법을 사용할 것임을 주장했다.

김태우 한국국방연구원(KIDA) 군비통제 연구실장은 ‘한국의 대응과 남북관계’ 주제 발표를 통해 “북한의 핵보유 의지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지난 1990년대부터 펼쳐온 핵게임을 종합적으로 분석해볼 때 “(핵 동결에 대한)반대급부”와 “일정수준의 핵 억지력”을 동시에 추구해왔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1994년 제네바 합의를 통해 중유와 경수로, 미국과 관계개선을 이끌어내고서도 우라늄을 통한 핵개발 추진을 지적하면서, 북한이 지난 50년 동안 추진해온 핵개발 의지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북한 체제변화 끌어내야

김 실장은 북-미 간의 합의가 어려운 이유에 대해서도 북한의 과다한 요구에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이 요구하는 내용이 핵무기 포기조건으로 미사일과 생화학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 인정, 정치범수용소나 탈북자의 인권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체제보장, 여기에 경제지원 및 정권 안보까지 보장하는 것”이라며 “자유의 확산을 내걸고 있는 미국이 이런 요구를 들어줄 수도 없으며, 그런 요구를 들어주는 것도 옳지 않다” 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이 미국이나 중국을 대상으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핵외교를 벌이거나 북한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필요하지만, 궁극적으로 북한 체제나 정책의 변화를 끌어내야 한다는 점을 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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