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언론.전문가, 北 핵폐기 의지 의구심 표시

미국 언론과 핵전문가들은 제5차 북핵 6자회담 3단계 회의 첫 회의가 종료된 8일 이번 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졌던 북한 핵폐기 문제에 돌파구를 여는 단초가 될 것이라는 데는 대체로 공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조지 부시 대통령이 퇴임하는 향후 2년 이내에 북한이 궁극적으로 핵폐기에 나설 것인지에 대해서는 오히려 부정적 평가가 더 많았다.

미국의 소리 방송(VOA)은 이날 핵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 “미국이 북한의 핵폐기 초기단계 이행조치의 대가로 최소한 대북 금융제재 일부를 해제해 주려는데 대해 일응 이해는 간다”면서 “그러나 북한이 단계적 진전방안을 제시한다 해도 장기적으로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고 지적했다.

VOA는 또 “미국은 북핵 시설의 일시 동결이 북핵 프로그램의 완전한 해체를 대신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북핵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접근이 허용되고 북한이 보유 핵물질을 전부 신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면서 “하지만 북한은 어떤 약속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부시 행정부의 내부기류에 정통한 미국의 한 소식통은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의 긍정적 평가에도 불구, 대북 해법과 관련해 국무부내 의견이 통일돼 있는 지는 의문”이라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앞서 라이스 장관은 상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베를린 북미회동에서 좋은 대화들이 있었고, 이번 회담에서 일부 진전이 있을 수 있다”고 했고, 힐은 “오늘 진정한 진전을 이뤄냈다”면서 “공동성명이 도출되길 기대한다”고 긍정 평가했다.

이 소식통은 또 이날 워싱턴 포스트 보도를 언급하면서 “북한은 기본적으로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인 1994년 체결된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문과 유사한 협정을 이끌어내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평양은 자신들의 원하는 중유를 손에 넣으면서 한편으론 경수로 지원 가능성을 살려놓고 2천400만달러 규모의 대북 제재 계좌의 돈을 환급받을 길도 열어놓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8천개의 핵연로봉에서 채취된 플루토늄을 비롯, 비밀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 기존의 핵폭탄 등은 어떻게 될 것이냐”고 반문하면서 “그들은 아직 아무 것도 포기하지 않고 있다”며 “사실 현 상황은 미국의 당초 의도와는 반대로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영국 가디언 지는 중국 전문가들을 인용, “이번 회담에서 채택될 합의문서는 부시 행정부가 초기에 그렇게 비판했던 클린턴 행정부 시절의 제네바합의와 거의 유사한 내용을 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 중앙당학교 국제연구담당 교수인 장 리안쿠이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미국이 대북 지원을 수용하고 북한이 영변 원자로를 일시 동결하는 수준에서 끝나면 북한은 큰 승리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북한이 원자로 일시 동결이 진심인지 일시적 술책인지 분명치 않다”면서 “나중에는 결국 시간 소비일 뿐이며 앞으로도 시간만 계속 허비할 것이고, 세계가 북한의 비핵화를 이루기가 점점 더 어려워 질 것이라는 점에서 장시간의 그간 6자회담은 매우 위험스럽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 인민대학 신 윈홍 국제학 교수도 “미국은 부시 대통령이 북핵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다는 점을 미국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북핵 타결을 원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북한은 단순히 전략적 차원일 뿐 진정 핵폐기를 희망한다는 증거는 아무 것도 없다”고 분석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외교 소식통들 말을 인용, “영변 원자로를 동결한다 해도 새로운 핵 강국으로서의 지위에 별다른 영향을 초래하지 않을게 뻔하다”면서 “북한으로선 잃을 게 거의 없다”고 보도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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