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어느 정치인도 핵보유 北 수용못해”

▲ 15일 열린 서울-워싱턴 포럼 ⓒ데일리NK

미국의 전직 당국자 및 외교 전문가들이 미국은 북한 핵보유를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공통된 견해를 내보였다. 15일 이틀째 이어진 2007 서울-워싱턴 포럼에서다.

이날 조엘 위트(Wit) 전 미국 국무부 북한담당관은 “미국이 핵을 가진 북한을 수용하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면서 “부시 행정부는 미북 관계정상화의 목표를 북한 핵 프로그램 100% 해체라고 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위트 전 담당관은 이어 “공화당이건 민주당이건 미국의 어떤 정치인도 핵을 보유한 북한을 수용할 수는 없는 것 같다”면서 “(미국의) 전문가들은 이같은 생각이 존재하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동의한다”고 응답한 리처드 부시(Bush)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 핵의 100% 해체라는 미국의 목표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면서 “북한 핵 해체와 외교관계정상화라는 두가지 목표는 동시에 가야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과 미국의 전직 당국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진 이날 회의의 주요 화두는 ‘미북 관계정상화’였다.

발표자로 나선 위트 전 담당관은 “북한 비핵화는 미국과 북한의 관계정상화가 우선돼야 한다”면서 “북한은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 관계정상화를 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월 말 북한을 방문했던 그는 “북한을 방문했을 때 북한의 고위 관리들은 미국과 전략적 관계를 구축하기를 갈망하고 있었다. (북한 관리들이) 중국과 같은 거대한 국가가 옆에 있으니 걱정이라고 말했다”며 주장의 근거를 설명했다.

위트 전 담당관은 그러나 “미국은 아직까지 북한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는 데 별 관심이 없다”며 “양국은 (관계정상화를 위한) 중간단계의 합의에 도달할 수는 있지만 북한이 원하는 만큼 긴밀한 관계는 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날 서울의 한 강연에서 “북핵문제 해결은 부시 대통령의 방북이 최선”이라고 말했던 위트 전 담당관은 “현재로서는 부시 대통령의 방북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발표자로 나선 박건영 가톨릭대 교수는 “북미 관계정상화는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와 동시교환 조건”이라며 “북한 핵폐기와 관계정상화가 기브 앤 테이크(주고받기) 방식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말해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박 교수는 “북한이 만약 핵무기를 폐기한다 하더라도 인권문제, 다른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 문제도 있다”며 미국과의 완전한 관계정상화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박 교수는 또 “한반도 평화조약 타결의 가장 합리적인 시점은 미국이 북한을 인정하고,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기 시작하는 때”라고 지적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했던 미국의 전직 당국자 및 전문가들은 북한의 비핵화와 북미 관계정상화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시 연구원은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 관계정상화,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서는 ‘단계별 프로세스’가 중요하다며 “무엇보다 북미간 상호불신이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잭 프리처드(Pritchard) 전 대북교섭담당특사는 “북한의 비핵화 과정과 북미 관계정상화 로드맵은 연계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고, 토마스 허바드(Hubbard) 전 주한 미국대사 역시 “완벽한 북한 비핵화와 관계정상화는 마지막에 이루어질 것”이라며 이에 동의했다.

이에 박 교수는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100% 해체한다고 해도 ‘핵 능력’은 보유하게 돼 우리에겐 위협이 될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미북 관계정상화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