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세계 최악 인권탄압국에 ‘북한’ 지정

미국은 11일(현지시간) 북한을 세계 최악의 인권침해국으로 지정하고 “여전히 심각한 인권침해들이 무수히 자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이 날 발표한 ‘2007 인권보고서’에서 북한을 이란, 시리아, 미얀마, 짐바브웨, 쿠바, 벨라루스, 우즈베키스탄, 에리트레아, 수단과 함께 세계 10대 최악 인권 침해국으로 분류했다.

이 날 국무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나단 파라 차관보 대행은 “독재자들의 손에 권력이 집중된 나라들은 가장 조직적인 인권침해국”이라며 “북한도 여기에 속한다”고 밝혔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전 세계 시민들이 인권이란 보편적 가치를 옹호하는 한 희망은 있다. 변화는 분명 찾아올 것”이라며 인권 정책에 대한 미 정부의 강한 의지를 확인했다.

보고서에서 서술된 북한 관련 내용은 작년 보고서 내용과 거의 동일해, 1년 동안 북한의 인권상황이 전혀 개선되지 않음을 드러내주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절대 독재 권력이 주민들의 일상생활을 거의 낱낱이 통제하는 억압정책이 시행되고 있으며, 즉결처형과 실종, 정치범 등의 무단구금이 벌어지고 있다”며 “북한 내 강제수용소에서는 임산부 여성들이 낙태를 강요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북한 당국은 주민들의 전화통화를 감시하고 있다”며 “15~20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수감된 정치범수용소가 운영되고,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 참가했다 돌아간 여성 응원단들이 남한 내 목격담을 이야기했다는 이유로 투옥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북한에는 인신매매를 처벌하는 별다른 법률이 없는 가운데 중국 등으로의 인신매매가 널리 자행되고 있다”며 “일부 여성과 처녀들은 가족과 납치범들에 의해 중국 남성의 아내나 첩으로 팔려갔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 관리들이 뇌물을 받고 월경(탈북)을 묵인하는 등 인신매매를 방조하고 있다”며, 그러나 “탈북을 시도하다 강제송환 된 북한 주민들은 처벌에 직면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정치적 권리에서도 “주민들은 정부를 바꿀 권리를 갖고 있지 못하며, 선거 또한 공정하고 자유롭게 치러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올해 보고서는 “정치범수용소 출신 탈북자 신동혁 씨가 지난 1996년 수용소 탈출을 기도하다 붙잡힌 어머니와 형의 공개처형을 강제 목격했다”는 등 정치범수용소에 관한 신 씨의 증언을 추가했다.

“지난 2006년 처형설이 나돌았던 평양 주민 손정남 씨, 탈북자 이광수 씨의 가족 19명 실종 건에 대해서도 새로운 진전상황이 없다”는 지적도 포함됐다.

한편, 보고서는 북한을 ‘억압적인 정권(The repressive North Korean regime)’, ‘독재체제(Dictatorship)’라고 지목했다.

이와 관련, 인권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국무부 동아태국이 인권보고서를 작성하는 민주주의·인권·노동국에 이메일을 보내 ‘억압정권’과 같은 표현을 삭제하거나 수정할 것을 요청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한 바 있다.

국무부는 매년 세계 190여개를 대상으로 인권상황을 분석해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2005, 2006년 연속으로 최악 인권침해국으로 분류됐던 중국이 제외됐고, 대신 수단과 시리아, 우즈베키스탄이 포함됐다.

한편,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 7차 회의에 참석 중인 비팃 문타폰 유엔 북한 인권 특별보고관은 북한의 인권침해는 북한 당국이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공정한 법집행이 실행되지 않을 때 국제차원에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 전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