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선양 탈북자 처리절차 돌입

미국 행정부가 주 선양(瀋陽) 한국 총영사관을 이탈, 인접한 자국 총영사관의 담을 넘어 진입한 탈북자 4명에 대한 본격적인 처리 절차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추이가 주목된다.

정부 소식통은 30일 “현재 탈북자 문제를 담당하는 미 정부 당국자들이 워싱턴에서 선양으로 건너와 탈북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미 행정부는 현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탈북자 4명의 수용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이며 수용 방침을 확정하면 곧바로 중국 당국과 안전한 미국행을 위한 협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탈북자 4명은 20∼30대의 남성 3명과 여성 1명이고 이들 가운데 1명은 환자여서 미 총영사관 측이 치료를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 내 미국 공관에 탈북자가 진입, 미국행을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다 공관 진입과정에서 한국 총영사관 직원을 끈으로 묶는 등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협의과정에서 미ㆍ중간에 적지 않은 갈등이 예상된다.

특히 중국 당국은 그동안 자국내에서 불법행위를 저지른 탈북자의 경우 예외없이 자국법에 따라 처벌해왔다는 관례를 들어 탈북자 4명의 인도를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미 행정부로서는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은 자국 내 한국 공관에 진입한 탈북자들의 한국행을 용인해왔으나 진입 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한 경우에는 처벌 의지를 굽히지 않아왔다.

중국은 또 이번 탈북자들의 미국행을 허락해줄 경우 이를 기화로 자국내 미 공관 또는 시설에 탈북자들의 진입 시도가 봇물터지듯 밀려들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용 여부와 관련, 미 행정부는 지금까지 뚜렷한 방침을 정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탈북자 수용을 명시한 북한 인권법이 발효된 지 2년 만인 지난 달에 미 행정부가 탈북자 6명을 처음으로 받아들였고 근래 미국 내에서 북한인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한ㆍ미 공관의 탈출과 진입 과정에서 범법사실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빌미로 미 행정부가 미국행을 거부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우리 정부도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우리 공관에 머물던 탈북자들이 불법 행위를 수단으로 미 공관으로 넘어갔다는 점에서 탈북자 관리를 두고 한ㆍ중 당국간에 갈등을 빚을 수도 있어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선양 미 총영사관의 탈북자 문제는 미ㆍ중 양국이 협의해서 풀어야 할 사안으로 어느 일방의 마음대로 되기는 힘들 것”이라며 “앞으로도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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