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새 행정명령, ‘김정일 돈줄’에 직격탄되나

미국이 30일(현지시간) 발표한 대북제재 행정명령은 무기·마약 거래 등 북한의 불법 활동과 관련된 기관·개인들을 제재 대상에 올려 김정일 통치자금을 차단하겠다는 것으로 평가된다.


美 재무부는 이날 사치품 거래 및 위조, 밀수 등 불법 행위의 제재대상과 기준을 설정한 새로운 행정명령과 기존의 대량살상무기(WMD) 확산관련 행정명령 13382호에 의거, 추가 제재대상 기업과 개인의 리스트를 발표했다.


이번 제재 대상에 오른 기관과 개인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무기·마약 거래 ▲사치품 거래 및 위조, 밀수 ▲핵개발과 관련됐다.


노동당 39호실과 김영철 정찰총국장도 포함됐다. 39호실은 무기·마약 거래 등의 불법 거래로 조성된 김정일의 비자금을 관리하며, 정찰총국은 북한의 대남·해외 공작업무를 총괄 지휘하는 기구로 천안함 폭침을 주도한 의혹을 받고 있다.


행정명령은 북한의 재래식 무기 거래, 사치품 수입, 불법 활동을 겨냥해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한 국내법적 근거로, 향후 김정일의 통치자금 조성에 상당한 압박을 미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무기 판매는 김정일의 주된 현금 수입원이며, 사치품 등은 김정일의 측근 관리용으로 사용된다. 또한 위폐, 마약, 가짜담배 제조 등으로 김정일이 비자금을 조성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대북제재는 ‘김정일 돈줄죄기’를 정조준하고 있다는 평이다.


특히 ‘노동당 39호실’과 인민무력부 산하 ‘정찰총국’은 슈퍼노트(100달러 위폐) 제작, 담배위조, 아편재배, 마약거래 등 김정일 비자금 조성을 위한 불법 활동을 총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의 제재에 포함된 기관과 개인은 39호실의 관리·감독을 받고 있으며 북한의 불법 활동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어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따라서 새 제재안은 김정일의 통치자금 조성 및 흐름을 차단해 북한을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한 천안함을 공격한 어뢰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는 무기수출업체 청송연합을 정찰총국과 함께 지목한 점도 주목된다. 천안함 사건의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다.


미 국무부는 “지난 2007년 유엔 등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던 조선광업개발무역을 대체하기 위해 설립된 청송연합은 천안함 공격 어뢰인 ‘CHT-02D’를 수출한 무기수출업체로 북한이 해외로 수출하는 재래식 무기 총거래량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무기·마약 거래 등 북한의 불법 활동과 관련한 추가적인 제재를 비롯해 기존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제재를 확대해, 기존의 대북 제재망을 더욱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리제선 원자력총국장, 리홍섭 전 영변원자력연구소장, 윤호진 남천강무역회사 간부 등 3명은 유엔 안보리 결의 제재 대상이지만 나머지 5개 추가 제재 대상 기관들은 북한 WMD 수출입 핵심 기관들이다.


특히 이번에 지정된 노동당 군수공업부 산하에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 및 수출과 부품 수입을 담당하는 여러 회사가 있고 제2경제위원회도 여러 은행과 업체를 거느리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상·하원 의장에 보낸 서한에서 “천안함에 대한 기습공격으로 46명의 희생자를 낸 것과 2009년 핵실험, (장거리)미사일 발사, 사치품 조달을 포함해 대북제재 1718·1874호 위반행위 등 북한이 미국에 주고 있는 안보위협이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행정명령은 무기거래 및 돈세탁, 재화 및 화폐 위조, 현금 밀수, 마약 거래 등의 불법 경제활동을 통해 북한 정부를 지원하는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조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이번 행정명령에 이어 대북 금융제재안을 조만간 실시할 예정이어서, 불법 활동으로 조성된 자금의 흐름도 차단할 예정이다. 이는 불법 활동과 불법 활동 관련 자금을 동시에 차단해 북한에 대한 압박을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 재무부 스튜어트 레비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은 이날 대북 금융제재와 관련, “수주일, 수개월내에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북한의 불법적인 활동은 물론 은행들을 기만해 자금을 몰래 움직이고, 전 세계적으로 현금을 밀수하는 등의 활동을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새로운 금융제재를 통해 북한의 불법 활동과 관련한 기업과 개인을 지정해 이들이 미국의 금융시스템에 접근할 수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미국은 북한의 불법 금융거래와 관련한 정보를 세계 각국 은행 및 금융기관들과 공유해 제재 효과를 한층 높인다는 입장이다.


특히 북한의 무기 거래 및 돈세탁, 위조지폐 제작, 현금 밀수, 마약 거래 등으로 형성된 자금이 국제적 불법 네트워크를 통해 북한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로버트 아인혼 대북제재 조정관은 이미 “북한이 불법 활동으로 수억 달러를 벌어 핵개발과 사치품 수입에 쓰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외교 소식통은 “이번 미국의 새로운 대북제재 행정명령은 안보리의 제재결안과 기존 미국의 행정명령 등을 바탕으로 작성된 만큼 한층 업그레이드 된 제재안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 “특히 북한 지도부의 통치자금을 집중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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