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원 청문회서 北 HEU 논란

2.13 북한 핵 타결후 27일 미국 상원 군사위에서 열린 첫 청문회에서 북한의 비밀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 문제가 큰 논란이 됐다.

공화,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플루토늄을 이용한 핵개발보다 미국의 최첨단 위성장비에 포착될 확률이 상대적으로 적고, 지난 13일 극적인 합의 이후에도 계속적인 비밀 핵무기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되는 우라늄 핵개발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입장을 비롯, 추적 및 폐기 의지를 집중적으로 따졌다.

HEU 문제에 대한 의원들의 큰 관심 표명은 특히 북한의 HEU 프로그램을 기정사실화했던 그간 미 행정부의 정보 평가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최근 미 정부와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과 맞물려 주목을 끌었다.

공화당 존 워너를 포함한 일부 중진 의원들은 북한의 2.13 합의 이행 의지에 의구심을 표명하면서 미 행정부의 단호한 태도를 주문하기도 했다.

워너 의원은 이날 북한의 2.13 합의 이행 여부와 관련, “신뢰하되 검증하라(trust but verify)”라는 격언을 인용해가며 존 매코넬 국가정보국장,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의 마이클 메이플스 국장 등 청문회장에서 출석한 고위관리들에게 신중하고도 확실한 검증절차를 거듭 당부했다.

이에 대해 조지프 디트러니 국방정보국 북한담당관은 답변을 통해 “미국은 북한에 대해 우라늄 프로그램을 포함한 모든 핵 프로그램에 대해 신고할 것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트러니는 나아가 “우리는 북한의 HEU 문제를 결코 외면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 북한의 비밀 HEU 프로그램이 실제 존재하는 듯한 뉘앙스를 강하게 풍겼다.

그러나 이 답변은 지난 주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의 발언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라고 AP와 CNN 등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힐 차관보는 지난 22일 브루킹스연구소 연설을 통해 “북한이 독일과 파키스탄으로부터 고농축우라늄 장비인 원심분리기와 알루미늄 관을 사들인 사실을 다 알고 있다”면서도 “북한이 HEU 프로그램을 통해 핵을 만들려면 현재까지 구입한 장비보다 더 많은 장비가 필요하고 제조기술도 상당해야 한다”고 밝혀 북한의 HEU 프로그램 기술이 아직은 저급한 수준임을 시사했다.

힐 차관보는 또 “북한이 HEU 프로그램의 존재를 인정하진 않았지만 계속 논의를 해왔고, 북한은 서로 만족할(mutual satisfaction)수 있게 풀겠다고 했다”면서 “다음 회담이 열리면 고농축우라늄 문제를 집중 제기하겠다”고 강조했다.

HEU 프로그램의 존재를 단정하기 보다는 알루미늄관의 구매가 촉발한 HEU 프로그램 의혹에 대해 사실이면 사실대로, 아니면 아닌 대로 왜 그런 것을 구입했는지 명백히 설명하라는 요구에 초점을 맞출 뜻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앞서 지난 2002년 북한의 HEU 프로그램 존재여부가 논란이 됐을 때부터 의문을 제기해온 핵전문가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도 최근 보고서에서 “북한의 대규모 원심분리기 공장은 존재하지 않는 것 같고, 아마 과거에도 존재하지 않았던 것 같다”며 “이제 이 의심스런 주장을 재검토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런 변화의 조짐은 지난 2003년 이라크전 개전에 앞서 이라크, 이란, 북한 등 이른바 ‘악의 축’ 국가들을 단죄하기 위한 강경일변도 접근법을 취했던 미 행정부의 대외정책이 최근 협상을 통한 해결이라는 현실주의적 접근법으로 선회하는 움직임과 맞물려 있어 주목된다고 미 전문가들은 지적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