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블로거가 조선중앙통신 기사 DB화

“북한 조선중앙통신 웹사이트에는 황장엽씨의 망명 이전 황씨에 대한 기사가 여전히 남아 있다. 북한이 조선중앙통신의 웹사이트 글은 아직 ‘숙청’하지 않은 모양이다. 북한 당국이 내가 만든 검색기능으로 청소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그래도 이미 내 자료집에 남아있게 되는 것이지만”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한 블로거가 1996년12월부터 현재까지 조선중앙통신의 영문과 스페인어 기사를 거의 망라해 검색이 가능토록 만든 웹사이트 ‘www.nk-news.net’에 올린 글의 한 대목이다.

북한과는 인연이 없을 듯한 그래픽 아티스트인 제프 데이비스(31)가 만든 이 사이트는 자신의 웹 디자인 기술을 연마하기 위한 실습에서 비롯됐다. 평소 북핵 문제와 북한의 독특한 정치선전 용어와 표현에 대해 갖고 있던 개인적 관심 때문에 조선중앙통신 기사들을 소재로 삼은 것.

그러나 현재는 영어권 북한 전문가와 학자, 언론인 등에게 매우 유용한 북한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데이비스에 따르면 조선중앙통신 웹 사이트도 자신들의 기사를 검색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되지 않은 채 과거 기사들이 여기저기 원시적으로 축적돼 있는 상황이다. 역설적이지만, nk-news는 조선중앙통신측에도 유용한 도구인 셈이다.

이 사이트 가운데 특히 북한의 대표적인 혹은 고전적인 선전선동을 모아둔 ‘명예의 전당’ 메뉴에선 북한에 대한 풍자가 곳곳에 보인다.

예컨대, 북한이 90년대 말 한때 대남 공세 때 휴전선 240km 전체에 설치됐다며 대남 공세를 벌였던 ‘콘트리트 장벽’ 철거 촉구 기사를 소개하면서 데이비스는 “남한이 이를 수용하기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매우 어려울 것 같다. 첫째 시간이 많이 걸리고 둘째 돈이 많이 들며 셋째 북한군의 남침 억지력이 없어질 것이고, 넷째는 그 장벽이 실제론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식이다.

그는 nk-news에 대해 “북한은 외부세계와 커뮤니케이션을 극도로 통제하기 때문에 말 한마디마다 모두 면밀하게 선택.편집.번역되는 만큼, 특정 용어 사용 통계와 패턴에 대한 조사가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등 활용도를 설명하고 “북한이 의도하지는 않은 것이지만, 재미있는 웃음거리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조선중앙통신은 소비자의 요구에 무관심하기 때문에 이같은 데이터베이스를 안 만들고, CNN 같은 거대언론사도 조선중앙통신 기사 데이터베이스를 만들 동기가 없고, 북한 연구자들은 이에 관심이 있을 수 있으나 기술이 없고, 중앙정보국(CIA) 같은 정부 정보기관들은 이보다 나은 도구를 가졌을 수 있으나 일반인과 공유하지 않는다며, 특정 주제에 초점을 맞춘 자신과 같은 블로거가 그 틈새를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블로거 역할론도 폈다. /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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