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하고 있는 데니스 블레어(Blair)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22~24일 극비리 한국을 방문해 우리 측 외교안보관계부처 고위인사들을 두루 만나 한국의 아프가니스탄 파병과 북핵 문제 등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블레어 국장이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방한해 23일 시내 모처에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만났다”면서 “이번 방한은 아시아 순방 등 정기적인 차원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국내 언론이 전했다.
블레어 국장은 유 장관 외에도 김태영 국방장관,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등과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특히 아프가니스탄 파병 문제와 관련, 최근의 아프간 전황과 국내상황, 미국의 아프간전 증파 방안 등에 대해 설명하고 한국의 아프간 파병 규모와 시기 등을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정부 소식통은 “블레어 국장은 북핵 문제 등에 대한 정보도 교환했지만, 이번 방한의 주목적은 ‘아프간’이었다”고 말했다.
블레어 국장은 이명박 대통령도 예방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청와대는 이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블레어 국장은 최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주재하는 아프간 전략회의에 고정 멤버로 참석하며 미국의 대(對) 아프간 전략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아프간 실사단 보고 내용과 블레어 국장과의 협의 내용 등을 토대로 이날 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아프간 파병과 지역재건팀(PRT) 설치지역 등에 대한 논의를 벌였다.
정부 관계자는 “경계병력으로 300명 정도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현지 치안 수요 등을 감안해 규모가 다소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우리 정부는 PRT는 130명 내외, 이를 보호할 병력은 300~400명 사이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