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핵 확대막는 게 정책목표…中도 동의”

한승주(韓昇洲) 전 주미대사는 26일 미국은 여전히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를 요구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북한 핵의 확대를 막는다는 것을 목표로 삼는 등 정책전환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참여정부 초대 주미대사를 지낸 한 전 대사는 이날 동아일보 주최 한반도문제 토론회에 참석한 뒤 워싱턴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번 `2.13 합의’는 미국이 북한 영변핵시설을 동결, 북한의 추가적인 핵무기 생산 및 핵물질 해외이전을 막는 것을 우선시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핵보유를 우려하는 중국도 북한의 과거핵까지 폐기하기보다는 현 시설을 동결함으로써 북한의 미래핵을 차단하는 게 중요하다는 데 대해 미국과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전 대사는 또 북한이 핵무기는 협상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점을 거론, 북한은 핵무기와 핵시설을 분리해서 협상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2.13합의’는 지난 1994년 체결된 제네바합의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부시 행정부는 지난 1994년 체결된 제네바합의를 파기함으로써 북한으로 하여금 추가적인 핵물질을 추출하고, 핵무기를 만들도록 방조한 셈이 됐다며 더이상 북한핵이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정책전환이라는 전략적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전 대사는 그러나 미국의 이같은 입장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면서 미국은 북한이 완전히 핵을 폐기할 때까지 완전한 관계정상화를 이루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은 북한과의 관계를 완전정상화하지 않더라도 연락사무소 설치,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등 중간조치는 취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한 전 대사는 내다봤다.

한 전 대사는 북한이 핵시설을 동결하고 불능화할 경우 남는 문제는 북한의 핵무기 숫자라면서 북한이 핵무기를 갖더라도 당장 북한이 미국을 공격할 능력은 없기 때문에 미국에겐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한 전 대사는 지난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이 북한의 핵개발이 자위용이라는 북한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 “노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이 한국을 공격할 목적이 아니라면 북한의 핵보유를 용인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읽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전 대사는 1차 북핵 위기였던 지난 1993~1994년까지 외무장관을 지냈고, 2차 북핵위기가 발생한 이후인 2003~2005년까지 주미대사를 역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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