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북한측 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의 제네바 회담을 하루 앞둔 12일, 미국은 핵신고의 형식보다는 완전한 핵신고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북핵 6자회담 합의에 따른 북한에 대한 요구사항은 “전면적이고 완전한 신고이며 핵프로그램 신고가 어떤 형식을 취하느냐는 정말 적절한 계산법이 아니다”고 말했다.
매코맥 대변인은 “실질이 중요한 것”이라면서 “북한은 전면적이고 완전한 핵신고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정보와 사실관계 등을 아직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힐 차관보도 이날 미-베트남 양자관계 청문회에 참석한 뒤 “북핵 신고 형식에 대해선 유연하게 대처하겠지만 완전하고 정확하게 신고해야 한다”면서 “제네바 회담에서는 북한의 핵신고문제가 주요 의제가 될 것이며, 북핵 문제 3단계(폐기단계)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의 핵신고 형식에 대해선 어느 정도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형식의 유연성이 완전하고 정확한 핵신고에 대한 유연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부연했다.
이어 “우리는 실현가능한 방안들을 갖고 열린 마음으로 북한과 대화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북한이 완전하고 정확하게 핵프로그램을 신고해야 이런 방안들은 실현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힐 차관보는 또 이번 제네바 회동 제안은 북한측 제의로 성사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미간에 논란이 되고 있는 우라늄농축핵프로그램(UEP)과 시리아의 핵이전 의혹이 이번 핵프로그램 신고와 별도로 논의될 수 있는 지에 대해 “완전하고 정확한 핵프로그램 신고 차원에서 포함돼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 핵프로그램 내용 중 일부는 공개로, 일부는 비공개로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우리는 전체 문제를 일반인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북한과) 비밀합의를 할 수 있다고 생각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신고 형식보다 완전하고 정확한 핵프로그램 신고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미국의 유력일간지인 워싱턴포스트(WP)는 13일 외교관들의 말을 인용, “북한 핵신고서에서 HEU 및 시리아문제를 (플루토늄 문제와) 분리하는 게 북한의 체면을 살려주는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힐 차관보와 김 부상은 1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북핵협상의 진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제네바 회동은 일단 하루로 예정돼 있지만 이보다 길어져 회담에서 합의문이 채택될 수 있을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