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핵시설 선제공격 가능할까

미국이 북한의 핵시설을 비롯한 대량살상무기(WMD)를 무력화하는 선제공격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라 군 관계자들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의 한 칼럼니스트가 지난달 27일 대북 선제공격이 가능하도록 ’개념계획 5029’를 수정, 확대키로 했다고 주장한데 이어 지난 3일에는 워싱턴 타임스가 미측이 북한 핵시설 공격을 위한 비상계획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보도한 것.

이들의 주장은 미국이 북한 핵 프로그램과 WMD를 제거하기 위한 선제 단독공격 계획을 발전시키고 있으며 ’정치적 결심’만 있으면 즉각 작전에 돌입할 수 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미국이 지난 93년 영변 폭격 계획을 세웠다가 이듬해 중단한 이후 대북 공격계획을 꾸준히 발전시켜 왔으며 이런 보도도 그런 연장선상에서 나왔을 것으로 추론하고 있다. 유사시 단독 선제공격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북한 핵프로그램 제거를 위해 선제공격을 최우선 정책 목표로 두고 있다기 보다는 행정부의 대북 협상력을 높여주기 위한 고도의 심리전의 일환으로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대북 선제공격 가능한가 =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한미 연합사 해체와 함께 ’작전계획 5027’이 폐기되더라도 태평양사령부의 ’5000계열’의 작전계획을 독자적으로 행사해 유사시 한반도에서 단독작전을 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 태평양사령부는 작전구역인 한반도의 전쟁에 대비해 작계 5026, 5028, 5030 등을 만들어 놓고 있는데 이들 작계로 단독작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미 알려진 대로 작계 5026은 핵시설을 타격할 목적으로, 5028은 우발사건이 전쟁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각각 수립된 계획이다. 작계 5030은 해.공군력으로 북한을 봉쇄해 고립시킨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작계 5026과 5030은 한국군과 협의 없이도 한반도 유사시 미군이 단독으로 작전을 펼 수 있도록 미 태평양사령부가 수립한 작전계획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태평양사령부 예하의 7함대와 5공군 전력이 이들 작전계획에 의해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 태평양사령부는 지난 93년 북한의 핵시설을 토마호크 크루즈(순항) 미사일과 F-117 스텔스 전투기를 이용해 폭격하는 작계 5026을 만들어 행동에 옮기려다 한국 정부의 반대로 중지한 바 있다고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한 전문가는 전했다.

KIDA의 다른 전문가는 “미국은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선제공격 시 북한의 보복능력과 의지를 매우 높게 봤다”면서 “그러나 10여년 이상 북한의 실상을 정밀 추적 판단해 오면서 그런 능력과 의지가 매우 취약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선제공격 능력은 매우 향상됐다”면서도 “선제공격에 필요한 한국 등 주변국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것은 훨씬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즉 미국의 대북 정밀타격 능력은 향상됐지만 이를 실행에 옮기려는 ’정치적 결심’을 이끌어내는데 필요한 한국,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의 협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 대북 협상력 높이려는 심리전인가 = 군 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북핵시설 선제타격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은 북핵 위기가 고조됐던 지난 90년대 초반의 상황과 매우 유사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1993년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고 핵 위기지수를 높이자 미국이 대북 선제공격 계획을 수립하고 북한을 압박했던 상황과 닮은 점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의 핵위협이 고조될 때마다 핵시설 선제타격 계획이 부각하고 있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그런 계획이 있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그 가능성이 보도되는 것은 심리전의 일환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94년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 중재에 나섰을 때 그와 동행했던 미측 인사들이 북한 군부에 핵시설 타격계획을 흘린 것도 협상력을 높이려는 전술이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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