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한 시간끌기에 내부 갈등 확산”

미국이 과연 북한이 핵폐기 약속을 이행하기까지 얼마나 오래 인내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 보도했다.

NYT는 미국이 북한의 시간 끌기에 어떤 대응을 할 것인지에 대해 고려하고 있다면서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인내에 대해 행정부 안팎에서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타임스는 특히 북한이 모든 핵프로그램을 폐기하고 핵 신고를 하기로 한 지난 연말의 시한을 넘긴 후 지난 4일 “이미 필요한 조치를 다 했다”고 밝힌 사실을 행정부 관리들이 평가절하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제이 레프코위츠(Jay P. Lefkowitz) 미국 북한인권특사가 지난 17일 북한은 부시가 물러날 때까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6자회담이나 북한과의 협상 시 인권문제를 연계시키는 새로운 대북정책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은 증폭됐다.

그동안 북핵 협상에 대한 미국 내 비판은 6자회담의 진척 속도에 대한 것이었다. 그러나 국무부 관료인 레프코위츠 특사의 발언은 2.13합의 이후 진행돼온 미국의 대북 협상 기조가 잘못됐다는 회의론을 드러낸 것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국무부 숀 매코맥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나도 놀랐지만, 레프코위츠의 발언은 분명히 미 정부의 견해를 대표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6자회담이 한반도의 비핵화 목표를 알려내는 포럼, 메커니즘이나 기회를 제공한다고 생각한다”며 발언 파문의 진화에 나섰다.

존 볼턴 전 대사 등 대북 강경책을 주장하는 인물들은 레프코위츠가 대북 협상 기조에 비판적인 입장으로 바뀌었다고 보고 있다고 묻자, 매코맥 대변인은 구체적인 언급은 피한 채 “북한은 아직 완전한 신고를 진행하지 않았지만 우리가 그것을 계속 진행해나갈 것이고 아직 이것이 우리의 희망”이라며 비판론을 일축했다.

힐 차관보도 최근 “사람들이 6자회담 프로세스를 비난하고 있으며 분명 6자회담이 즉각적인 만족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위안이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핵합의 폐기시 채택할 수 있는 대안에 대해 물어보면 “가장 목소리를 높이던 비판론자들도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부시 대통령이 협상을 통한 북핵 성과를 기대하고 있는 이상 행정부 안팎의 비판론에도 불구하고 힐 차관보가 추진하는 유연한 접근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미국은 당분간 핵시설 해체에 박차를 가하면서 핵 신고를 촉구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계속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부시 행정부는 북한 핵프로그램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면 궁극적으로 북한의 핵무기계획 제거를 검증할 수 없기 때문에 핵시설 해체 이상의 것, 즉 대통령 임기 내 핵프로그램에 대한 북한의 완전한 신고를 바라고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