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2일(현지시간) 북한에서 적대범죄행위 혐의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은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 씨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했다.
패트릭 벤트렐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해외에 있는 미국 시민의 안녕과 안전보다 더 중대한 우선순위는 없다”면서 “북한 당국에 배 씨에 대한 사면과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벤트렐 부대변인은 배 씨의 혐의에 대해 “이번 사안의 사실 관계를 알지 못한다”면서 “(북한에서) 우리의 이익대표국 역할을 하는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관이 배 씨와 몇 차례 접촉했지만 사안의 투명성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특히 “북한 사법체계에서 정당한 절차와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오랜 우려를 갖고 있다”며 “모든 사실 관계를 알지는 못하지만 투명성과 절차 문제에 대한 광범위한 우려가 있기 때문에 배 씨가 석방돼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배 씨 석방을 위한 특사파견 계획에 대해 벤트렐 부대변인은 “2명의 전직 대통령이 대변인을 통해 (북한에) 가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확인했다”면서 “지금으로선 북한에 대해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며 특사파견 계획이 없음을 시사했다.
다만 그는 “우리는 이익대표국 스웨덴을 통해 지속적으로 접촉을 추진할 것”이라면서 “필요하다면 북한과 소통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서 외교채널을 가동할 수 있음을 밝혔다.
벤트렐 부대변인은 배 씨를 ‘북한의 인질로 보고 있느냐’는 물음에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성격규정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스웨덴 대사관도 재판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배 씨의 상황에 대해선 “스웨덴 대사관 측이 배 씨와 마지막으로 접촉한 것은 지난달 26일”이라며 “그의 상황에 대해 어떤 정보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멕시코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배 씨의 석방 교섭 여부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한 채 “이익대표국 스웨덴의 평양 대사관과 협력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카니 대변인은 “북한과의 협상을 위한 길은 열려 있으나 이는 북한이 국제의무를 준수할 의지가 있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북한이 그런 길을 선택한다면 우리와 다른 6자회담 참가국은 북한과 협의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북한은 지금까지 그들의 의무를 위반하고 도발적 행동과 언사를 거듭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배 씨는 중국에서 관광사업을 하다 지난해 11월, 닷새 일정으로 라선시를 통해 방북해 꽃제비 사진을 찍다 북한 당국에 적발돼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