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한인권특사 방북 허용한 북한 속내는?

로버트 킹(Robert King)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를 단장으로 한 북한식량평가단이 조만간 방북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의 북한인권특사를 일관되게 비난해 왔던 북한이 킹 특사의 방북을 허용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무부 요원들과 국제개발처(USAID) 직원들로 구성된 평가단의 파견은 이르면 금주 중 미 행정부 내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북한 당국은 2005년 북한인권법 제정에 따라 당시 부시 행정부가 북한인권특사를 임명하자 “체제 전복을 위한 기도”라며 반발했었다.


2008년 제이 레프코위츠 특사가 개성공단 방문을 희망하자 북한은 “부적절하다”는 이유를 들어 불허한 바 있다. 북한은 또한 그동안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등의 방북을 허용하지 않는 등 인권문제를 이슈로 한 접근에 대해서는 철저히 거부감을 보여왔다.


그러나 킹 특사의 전임자인 레프코위츠 특사에 대해서는 개성공단 방북조차 허용하지 않을 만큼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여왔던 북한이 킹 특사의 방북은 허용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미국 북한인권특사의 방북을 허용한 데는 킹 특사가 미 행정부의 대북 식량지원 업무를 전담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앞서 지난 1월 북한 한성렬 주유엔 대표부 차석대사는 뉴욕에서 킹 특사를 만나 식량분배의 모니터링과 관련 “걱정 말라. 미국이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해결하겠다”며 대규모 식량지원을 요청했었다.


이에 대해 킹 특사는 지난달 말 워싱턴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미 행정부의 인도주의적 식량지원 정책은 해당 지역의 식량 수요, 다른 여러 나라와의 지원 형평성 및 우선순위, 지원된 식량이 가장 필요로 하는 곳에 분배되는지 모니터링 문제 등의 3가지 관점에서 검토된다”고 원칙을 밝힌 바 있다.


특히 미 정부는 지난 3월 진행된 세계식량계획(WFP)의 북한 식량 실태 조사 결과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등 지원에 앞서 북한의 식량 사정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먼저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식량 지원이 다급한 북한은 킹 특사의 공식 직책에 관계없이 미국의 조사단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이러한 태도 변화는 그만큼 식량 사정이 절박하다는 방증 아니겠느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한편, 미 정부는 평가단 방북과 관련 16일 방한하는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통해 한국 정부와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즈워스 대표는 이번 서울 방문에서 대북식량 지원의 규모와 시기, 모니터링 시스템 확보방안 등의 문제를 놓고 양국간 의견 조율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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