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한에 고어 등 특사파견 이미 제안”

미국 정부가 북한 당국에 의해 12년 노동교화형에 처한 미 여기자 2명에 대한 석방 교섭을 위해 앨 고어 전 부통령과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 가운데 한 명을 특사로 파견하겠다는 의사를 북측에 제안했다고 미국 CNN방송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클린턴 장관도 8일 하산 위라주다 인도네시아 외무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 자리에서 미국 여기자들의 석방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북한에 앨 고어 전 부통령 등 특사로 파견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민간차원의 외교노력’이라며 특사파견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아직까지 특사 파견에 관해서는 북한 측으로부터 어떠한 대답도 듣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고어 전 부통령이나 리처드슨 주지사를 기자 석방을 위해 (북한에) 보내는 아이디어를 북측에 제안했다고 미 행정부의 일부 고위 관계자들이 말했다”고 전했다.

방송은 이어 “아직 아무런 답은 오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재판이 종결된 만큼 이들 기자의 석방을 담보하기 위한 고어 전 부통령이나 리처드슨 주지사의 방문을 수용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덧붙였다.

억류된 여기자들이 소속된 미국 커런트TV의 공동 설립자로 현재 방송사 회장을 맡는 앨 고어 전 부통령은 클린턴 정부 시절 8년간 부통령을 맡아온데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의 돈독한 관계 등을 이유로 그동안 끊임없이 ‘대북 특사’로 거론돼 왔다.

또한 리처드슨 주지사는 1994년 북한 영공에 진입했다가 붙잡힌 보비 홀 중위와 1996년에 술을 마시고 북한으로 수영을 통해 들어간 한국계 미국인 에번 헌지커의 석방을 북한과의 협상을 통해 이끌어 냈었다.

한편, 리처드슨 주지사는 8일 NBC방송 ‘투데이쇼’에 출연해 두 기자에게 선고한 12년의 노동교화형이 “예상보다 가혹하다”며 인도주의적 석방을 위한 협상 틀이 먼저 마련돼야 하기 때문에 미국 특사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법적 절차가 끝나고 정치적 협상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며 북한이 두 여기자에게 간첩혐의를 적용하지 않은 점을 지적, “좋은 소식은 북한도 이 문제를 정치적 이견과는 별도로 다루려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북한 중앙재판소는 8일 3월 북ㆍ중 접경 두만강 인근에서 탈북자 문제를 취재하다 국경을 넘은 미국 여기자 2명에게 조선민족적대죄 등을 적용, 각각 12년 노동교화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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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용 기자
sylee@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