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한에 `주권국가’ 인정 직접 전달

조셉 디트러니 미 국무부 대북(對北) 협상대사가 지난 13일 극비리에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를 방문, 박길연 대사에게 미국은 김정일 위원장 체제하의 북한을 “주권국가”로 인정하며 공격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직접 전달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19일 워싱턴발로 보도했다.

디트러니 대사는 특히 북한의 핵 포기를 전제로 휴전상태 종식과 북ㆍ미관계 정상화 가능성을 언급하며 회담 복귀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보도가 사실일 경우 북한과 미국이 직접 접촉하기는 작년 12월 초 이래 6개월여 만이다.

복수의 6자회담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길연 대사와 한성렬 차석대사 등 북한 대표부 관계자들은 디트러니 대사가 전한 미국의 메시지를 평양에 전달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국 정부 고위관계자는 아사히 신문에 “할 수 있는 일은 다했다”고 말해 미국 정부로서는 외교노력을 다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사히는 디트러니 대사의 북한대표부 방문이 6자회담 존속여부가 걸린 마지막 기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풀이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디트러니 대사는 포크스 국무부 북한담당 부장과 함께 지난 13일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를 방문, 박길연 대사 및 한성렬 차석대사와 회담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6자회담 복귀와 핵포기를 촉구했다.

디트러니 대사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3월 이후 북한은 ‘주권국가’라는 인식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고 지적하고 조지 부시 정권은 북한의 주권을 인정하며 북한을 공격하거나 침략할 의도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북한이 핵포기 조건의 하나로 ‘안전보장’을 요구한 사실을 감안, 6자회담재개에 응하면 회담 틀내에서 북ㆍ미간 양자회담을 통해 북한의 안전보장우려 해소를 위한 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는 의사도 표명했다.

또 작년 6월 제3차 6자회담에서 내놓은 미국의 제안을 재차 설명하고 북한이 완전한 핵포기를 약속하면 주변국으로부터 중유 등 에너지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디트러니 대사는 다만 북ㆍ미관계 정상화는 미사일수출과 인권탄압, 마약과 위조화폐 밀수 등 여러 가지 문제의 포괄적 해결이 전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사히는 미국이 북한과의 직접 대화에서 김정일 체제의 ‘주권’을 인정한 것은 처음이라고 지적하고 이는 스스로 ‘폭정의 전초기지’라고 부른 독재체제와의 관계정상화 가능성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북한을 회담에 복귀시키기 위해 ‘성의’를 보이는 한편 나머지 5개국의 대(對) 북한 포위망을 재구축하려는 계산도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이 신문은 “북ㆍ미간 이번 대화가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6자회담이 붕괴될 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회담 관계자들 사이에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북한이 ‘폭정의 전초기지’ 등 발언에 대한 ‘사죄’를 고집하면서 회담 복귀를 계속 거부하면 미국은 유엔 안보리의 비난성명과 제재논의를 목표로한 나머지 5개국의 결속을 촉구한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도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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