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수층 일각서 북핵 공동성명 비판론 대두

북핵 6자회담 공동성명 타결 직후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긍정적 일보”라는 평가와 함께 민주당측 뿐 아니라 공화당측에서도 조건부이긴 하지만 비교적 긍정적 평가가 주된 분위기였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보수층 일각에서 회의.비판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과거와 달리 행정부내에선 아직 익명을 앞세운 반론이 언론보도에서 인용되지 않고 있으나, 의회 일각과 민간 학계에서 부시 대통령의 달라진 대북 정책을 포함해 공동성명 타결 의미에 대한 비판이나 회의가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6일(현지시간) 오전 미 하원 국제관계위원회가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출석시킨 가운데 위원회 전체 청문회를 열어 공동성명의 허실을 따질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보수적인 헨리 하이드 의원이 위원장인 이 위원회는 특히 청문회개최 배경 설명에서 “공동성명은 미국과 북한간 논란의 핵심인 북한 핵프로그램의 해체 시점(timing) 문제를 다루지 못했다”고 비판적인 시각을 보였다.

배경설명은 “부시 행정부는 폐기과정이 한국의 대북 송전 시설 공사와 동시 진행되는 것으로 상정하고 있으나, 회담 내내 북한은 미국과 일본이 일련의 경제지원과 안보 제공 조치를 취하기전엔 어떤 해체 작업도 시작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주장했다.

이 설명은 또 “북한은 경수로를 제공받는 문제를 새로이 강조함으로써, 해체가 10년 이상 지연될 수도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배경설명은 이러한 “누락들”이 5차 6자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부시 행정부에 “여러가지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며 “일부 정책입안가들은 공동성명이 얼버무렸던 문제들, 특히 비밀스러운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과 검증 문제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동아시아 담당 한 의회관계자는 연합뉴스와 만나 공동성명이 “좋은 것이냐”고 묻고, 이행단계에서 미국의 대북 중유지원 제공 문제에 대해선 “허리케인 피해 때문에 의회가 북한에 비싼 기름을 주겠다고 미국 납세자에게 말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또 지난달 30일 미국기업연구(AEI)의 웹사이트엔 네오콘 논객 니컬러스 에버스타트가 “북한 외교 다시 승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공동성명의 의미를 미국과 한국 등의 일방적 양보에 의한 북한 외교의 승리로 규정하고, “세계는 1994년 제네바 합의의 실패를 봤을 뿐 아니라 지금 과거 미국의 그 모든 실책을 다 안다고 하는 새 행정부 역시 다시 그 모든 실책을 되풀이하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고 부시 행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북한에 대한 절대적 불신감을 바탕으로 대북 협상 무용론을 펴온 에버스타트는 이번 공동성명을 제네바 합의의 재판으로 단정하고, “파멸적인 자신의 장기적출과 같은 행위” “나쁜 거래는 거래를 하지 않느니만 못하다” “북한의 평화적 핵이용권을 존중한다는 것은 북한에 원자무기고를 계속 쌓아갈 수 있도록 백지위임장을 준 것” 등의 주장을 폈다.

미 하원 아태소위의 짐 리치 위원장도 5일 공동성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공동성명이 “이론적으론 모든 당사국에 이득이지만, 이론과 현실엔 큰 차이가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리치 위원장은 그러나 “일부 보수층에서회의론이 제기되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의회는 부시 행정부의 협상 결과가 어떤 것이든 거의 전부 통과시켜줄 것”이라고 말해 지난달 방북 후 기자회견에서 밝힌 ‘의회의 부시 행정부 전폭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리치 위원장은 “진보적인 행정부였다면 의회가 그렇게 할 것인가는 그리 장담할 수 없다”고 덧붙임으로써 의회를 공화당이 장악했으므로 역시 공화당인 행정부를 지원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