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원, 푸에블로號승무원 손배결정 여부 주목

지난 1968년 북한에 나포됐던 미 해군 푸에블로호 승무원 출신들이 북한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과 관련, 미 법원이 궐석재판을 선언한 것으로 20일 확인돼 법원이 승무원들의 주장대로 북한에 손해배상을 결정할 지 주목된다.

미 연방법원 워싱턴 D.C. 지원은 지난 4월21일 윌리엄 토머스 매시 등 푸에블로호 승무원 4명이 북한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과 관련, 북한측이 재판에 응할 의사가 없다고 결론짓고 궐석재판을 진행토록 선언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고소인들은 이를 근거로 지난 6월16일 법원에 1인당 2천435만달러씩 총 9천700만달러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사실인정안(Proposed Findings of Fact)’을 제출했다.

푸에블로호 승무원으로 지난 1968년 1월23일 북한에 나포됐던 이들은 사실인정안에서 같은 해 12월23일 풀려날 때까지 감금된 상태에서 극심한 폭행과 육체적.정신적 고문을 당했다며 신체적 장애 및 정신적 후유증으로 지난 29년간 겪은 고통에 대해 북한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미국 첩보활동 역사상 최악의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는 푸에블로호사건은 북한과 미국간의 외교공방에 이어 손배문제를 둘러싸고 미국 법정에서 재판이 진행되게 됐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법원이 궐석재판을 선언한 데 대해 대부분 민사소송의 경우 피고소인이 소송에 응하지 않으면 고소인의 주장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며 승무원들이 대북(對北) 손해배상소송에서 사실상 이긴 것이며 손해배상금 산정 문제만 남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직 푸에블로호 승무원들의 승소가 최종 결정된 것은 아니라는 게 전문 변호인의 견해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법원의 궐석재판 선언은 형식상 공식 재판이 이뤄지게 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푸에블로호 사건은 다른 민사재판과 다른 특수성이 많다”고 지적했다.

우선 푸에블로호 승무원들이 외국 정부인 북한을 상대로 제기한 손배소송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해선 미국내에서 배상을 받기 위한 모든 구제활동을 충분히 했는 지 입증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푸에블로호 승무원들은 대부분 군인들이었다는 점에서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데 신분적 제약을 받는 데다가 푸에블로호 사건의 경우 승무원 송환과정에 미국이 공식적으로 미국측 책임을 인정한 사건이어서 북한에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는 지 여부를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고소인측 변호를 맡고 있는 리처드 스트리터 변호사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오늘 현재까지 법원측으로부터 최종 결정에 이르렀는 지 여부에 대한 연락을 받지 못했다”면서 “우리는 법원의 결정을 계속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법원의 최종 판결이 있을 때까지 우리측이 승소했다고 말할 수 없다”면서 “`우리가 이겼다’는 법원의 최종판결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푸에블로호사건은 지난 1968년 1월23일 북한 원산 앞바다에서 미 해군 첩보함 푸에블로호가 북한 해군에 의해 나포된 사건으로 북한측은 푸에블로호가 북한 영해를 침범했다고 주장한 반면 미국측은 공해상에 있었다고 맞섰으나 결국 미국이 북한의 영해 침범을 사과했다.

또 미국은 당시 푸에블로호에 승선했던 생존 승무원 82명과 사망자 1명의 사체를 넘겨 받았으나 푸에블로호 선체는 돌려받지 못했으며 북한은 이를 `대미 전승의 상징물’로 널리 홍보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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