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무부 “한국국적 탈북자 난민 아니다”

탈북자가 한국 국적을 취득한 뒤 특별한 탄압을 받았다는 증거가 없을 경우 미국 망명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미 이민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미주 한인 라디오방송 ‘라디오 코리아’는 4일 “한국에서 탄압받았다고 입증할 여지가 없어 난민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미 법무부 산하 이민항소법원(BIA)의 판결을 인용, 국토안보부(DHS)로부터 난민신청이 기각되자 항소한 2명의 한국국적 탈북자에 대해 한국 추방을 명령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4월과 8월 한국국적을 취득한 탈북자에게 잇따라 망명을 승인했던 로스앤젤레스 이민법원과 정반대의 판결이어서 주목된다. 앞으로 국내 탈북자들의 미국 망명 시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또 “북한인권법의 적용 대상은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이 아닌 중국 등 제3국 탈북자”라고 주장해온 미 정부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것이다.

1990년대 후반 북한을 탈출, 한국에 거주하던 이들은 2년전 멕시코 국경을 통해 미국으로 밀입국하다 적발돼 추방명령을 받은 상태로 미국에서 생활해왔다. 이에 대해 이들은 2004년 제정된 북한인권법을 근거로 난민신청서를 접수했었다.

그러나 미 이민판사와 연방항소법원은 “이들은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정착한 다음 자유로운 생활을 했다”며 “박해를 받았거나 향후 미국에서 추방될 경우 처벌받을 우려가 있어야 미국망명을 신청할 수 있다는 자격조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결해왔다.

이들은 이어 2004년 제정된 미국의 북한인권법이 탈북자중에서 한국국적 취득 및 정착민 일지라도 미국망명 신청을 거부당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다며 항소를 제기했지만, 같은 팔결을 받게됐다.

이민항소법원은 판결문에서 “한국에서 정착지원금을 받는 등 법의 보호아래 자유를 누렸고 멕시코 여행도 한국인으로서 자유롭게 이뤄진 만큼 난민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이들이 한국으로 되돌려 보내질 경우 처벌받는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했다”며 “미국망명신청 자격조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4년 미 의회가 북한인권법을 제정하자 한국에 정착했던 탈북자들도 미국 망명이 허용될 것이라는 풍설이 탈북자 사회에서 나돌았다.

그러나 미국측은 북한인권법의 적용 대상은 북한 주민이나 중국 등에 있는 탈북자들이며, 이미 한국에 정착해 한국 국적을 취득한 탈북자들은 아니라고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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