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밀입국 탈북자들 “다시 한국으로”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고 미국 땅을 밟았던 탈북 밀입국자들이 속속 한국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25일 로스앤젤레스, 시애틀 총영사관과 탈북자 사정에 밝은 현지 소식통들에 따르면 지난 해 11월 시애틀 이민법원에서 정치적 망명허용 기각결정이 내려진 임천용(41.워싱턴주 타코마 이민국구치소 수감)씨가 26일 아시아나항공 271편에 탑승, 강제추방 형식으로 귀국한다.

법원은 임씨가 한국에 정착해 온 기간이 길고 한국여권을 소지, 북한인으로 보기 어렵고 고문 등 박해를 입증할 수 없다며 망명신청을 각하했었다.

지난 해 8월 캐나다를 거쳐 미국에 입국한 그는 북한에서 휴대용 핵폭탄을 은닉, 특정지역에 침투하고 상부의 명령에 따라 중요인물을 암살하도록 특수훈련받았다고 주장해왔다.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연방법원도 지난 20일 멕시코 국경을 통해 밀입국한 뒤 망명의사를 밝힌 탈북자 장영남, 유관국, 최덕해 3명에 대해서도 추방결정을 내려 이들 역시 한국행이 조만간 이뤄질 전망이다.

미 법정은 북한 인민군 중좌 출신 고국진씨와 신금철-유금란 부부에게도 추방결정을 내려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강제출국 판결을 받은 탈북자만 6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항소의사를 철회한 고국진씨는 이미 지난 19일 인천공항을 통해 서울에 도착, 가족들과 상봉했다.

지난 해 10월 부시 대통령의 서명으로 발효된 북한인권법 제302조는 북한을 탈출한 후 남한 시민으로 권리를 누린 이들의 경우 구제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고 이민법원도 한국을 경유한 미 망명을 받아들이지 않아 탈북자들의 ‘무모한’ 밀입국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김호정 미주 이북5도민연합회 회장도 “국내에서 정착지원금을 받았거나 일시적이나마 기반을 가졌을 경우 법원은 정치 혹은 종교적 박해가 아닌 경제적 어려움을 면하기 위한 방편으로 밀입국을 택했다고 판단, 망명신청 거부 결정을 내릴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탈북자는 “불법체류 신분이 되더라도 일단 (미국에) 들어와 외국인 영주권 추첨(Diversity Visa Lottery)을 신청하는 쪽으로 생각을 돌리지만 전문 브로커들의 배만 불리는 꼴”이라고 말해 미 정착이 생각보다 쉽지않음을 인정했다.

한편 이미 추방됐거나 강제출국 결정이 내려진 이들 외에 국내에서 모델로 활동했던 윤인호(30)씨도 시애틀 이민법정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으나 미 법원이 망명을 허용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로스앤젤레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