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미사일 요격시스템 실전모드로 전환’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임박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지상배치 미사일 요격시스템을 실험 모드에서 실전 모드로 전환했다고 미 언론들이 20일 보도했다.

워싱턴 타임스는 이날 복수의 미 국방관리들의 말을 인용, “미국은 북한이 어떠한 장거리 미사일이라도 발사하기만 하면 ’도발 행위’로 간주할 것”이라며 “미 국방부가 지상배치 요격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가동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도 이날 “미 관리들이 이런 보도 내용을 (사실로) 확인했다”고 보도했고, AP 통신과 교도통신도 워싱턴 타임스 보도를 인용해 긴급 뉴스로 타전했다.

한편 미 공화당 빌 프리스트 상원 원내대표는 CBS방송 ‘얼리 쇼’에 출연, 북한이 미사일 시험을 강행할 경우 미국이 군사행동을 취할 것으로 보는지를 묻는 질문에 “가능성이 있다”며 “미사일 시험발사는 미국 뿐 아니라 국제사회에도 명백한 도발행위이기 때문에 모든 대응방안이 테이블위에 올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미사일 논란이 확산되자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 대통령 전용기에서 기자들을 만나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위해 전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그러나 아직 아무것도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장관은 제네바군축회의(CD)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 미사일 발사계획이 한반도와 동북아 안정은 물론 대량파괴무기(WMD) 확산에 반대하는 국제사회에 부정적 파장을 미칠 것을 심히 우려한다며 북한의 미사일발사계획 중지를 촉구했다.

미국 언론의 요격시스템 가동 보도는 북한 외무성 아시아국 부국장급인 이병덕(李炳德) 일본담당 연구원이 미사일 발사와 관련, “2002년 북일 평양선언과 지난해 9월 6자회담 공동성명 등 어떠한 성명에도 구속되지 않으며, 이는 국가 자주권에 관한 문제로 어디에서도 비방할 권리가 없다”고 강조한 직후 나온 것이다.

워싱턴 타임스는 미 정보관리들의 말을 인용,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수일 또는 한달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단계까지 진전됐다”며 “현재 2척의 미해군 이지스함이 미사일방어체제(MD) 일환으로 북한 해역을 감시하고 있으며 이들은 미국의 요격미사일 사용을 유발하게 될 첫 감지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현재 미국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은 모두 11기의 장거리 요격미사일로 구성돼 있으며, 알래스카 포트 그릴리에 9기,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 2기가 각각 배치돼 있다.

부시 행정부의 한 고위관리는 “대포동 미사일이 발사되면 이에 상응하는 요격미사일로 격추하는 옵션이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도 익명의 관리들의 말을 인용, “지난 수년간 개발시켜온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가동하기 시작했다는 보도를 확인했다”면서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추고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유럽연합(EU)과의 정상회담차 오스트리아 빈 방문에 나선 조지 부시 대통령을 수행중인 해들리 보좌관은 이날 대통령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향해 전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현단계에서 정보를 취합할 때 아직 확정적인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해들리는 또 “북한이 의도적으로 긴장을 촉발하고, 위기를 조장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미 관리들은 위성사진 판독 결과 북한이 대포동 2호 미사일의 연료주입을 끝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 미사일은 알래스카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 언론들은 미국이 지금까지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해 요격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회피해 왔다는 점에서 이같은 입장 변화는 미국이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보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프리스트 원내대표는 “대포동과 같은 장거리 미사일과 핵무기 능력이 합쳐질 경우 우리는 엄청난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부시 행정부는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할 경우에 대비, 마카오 은행을 통한 대북 금융제재와 유사한 제2의 보복 계획을 이미 마련했다”면서 “이 계획을 그대로 실행할 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말했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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