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미사일도 6자회담서 해결”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을 비롯해 미 고위관계자들이 5일(현지시각) 일제히 북한 미사일 문제도 북핵 6자회담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선 것은 핵이든 미사일이든 북미 양자관계가 아니라 동북아 관련국가도 참여하는 다자틀에서 해결한다는 부시 행정부의 기본 입장을 거듭 천명한 것이다.

그러나 이와 함께 지난해 제5차 회담 이후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를 빌미로 한 북한의 복귀 거부 때문에 이미 빈사상태에 빠졌다는 진단을 받은 6자회담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강행으로 치명타를 입은 데 따라 6자회담의 숨길을 살려놓기 위한 응급구호의 성격도 짙다.

이날 부시 행정부 고위관계자들은 6자회담을 미국의 대북 “외교 인프라(기본구조물)”라고 표현하면서 “미사일도 6자회담에서 다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관점에선, (미사일 발사로) 6자회담에 복귀하기가 다소 더 어려워질 수도 있지만”이라고 말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의미에 6자회담에 대한 강한 거부가 들어있는 점을 시인하면서도 6자회담을 강조했다.

한국 정부 내에서도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생각이라면 미사일을 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부시 행정부가 미사일 발사 이튿날 6자회담의 존재를 강조하고 나선 것은 6자회담에 대한 사망선고를 차단하고, 대북 압박에 중국과 한국의 협력을 요구하기 위한 장치라고 할 수 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5년간 6자회담을 자신의 대북 핵 외교의 상징이자 성과물로 자랑해왔다.

실제로 이날 브리핑에서도 매코맥 대변인은 “6자회담을 시작시킨 부시 대통령의 리더십과 6자회담 덕분에” 대북 문제에서 미국의 외교적 입지가 클린턴 행정부 때와 다른 상황이라고 자평했다.

따라서 6자회담의 사망선고는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의 실패와 동의어인 만큼, 부시 행정부는 이를 앞장서 주장하거나 다른 사람들의 그런 주장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처지다.

더구나 6자회담이 실패로 최종 판정날 경우, 북한과 정면 충돌 아니면 최근 민주당과 공화당내 일각에서 점점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북미 양자협상론 밖에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부시 행정부가 일본 정부와 함께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를 추진하더라도, 이는 북한을 다시 6자회담에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이런 점과 별개로, 부시 행정부가 북한의 미사일을 6자회담 의제라고 주장하는 논거는 미사일이 ‘단순히’ 미사일이 아니라 북한이 보유했다고 주장하는 핵무기를 실어나르는 운반체라는 점에서 ‘핵미사일’이므로 핵문제의 일환이라는 인식 때문으로 보인다고 한 외교소식통은 설명했다.

이와 관련, 매코맥 대변인은 지난 5월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시험발사 준비 움직임과 관련,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2대 우려로 “북한의 핵프로그램과 잠재적 핵무기 운반수단의 개발”을 듦으로써, 장거리 미사일을 핵문제와 직결시켰다.

스티븐 레이드메이커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보도 제네바 군축회의 연설에서 9.19 북핵 공동성명과 관련, “북한이 이 성명의 목적에 역행하는 조치들을 하지 않는 게 절대 필요하다”며 “핵무기나 미사일 시험”을 명시함으로써 핵과 미사일을 동반체로 봤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