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미묘한 내부기류..北테러지원국 해제 난관되나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내 기류가 복잡하게 얽히고 있다.

북한과 미국이 이른바 2차 핵위기의 발단 원인이 된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과 핵확산 의혹을 ‘간접시인’ 방식으로 처리하기로 한 것에 대해 미 의회 인사들을 비롯해 반대세력의 반발이 구체화되고 있는 것이다.

우선 미 하원 외교위원회의 테러.비확산.무역소위의 브래드 셔먼(민주)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북한의 테러지원국 지정해제 요건을 강화한 법안을 외교위 공화당 간사인 일레아나 로스레티넌 의원과 함께 제출했다.

이 법안은 북한이 핵무기 관련 내용을 포함한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핵 신고서를 제출하기 전에는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들이 법안을 제출하게 된 것은 북한이 6자회담 의장국 중국에 제출할 공식 신고서에 북한의 핵무기 현황과 UEP, 핵확산 의혹에 대한 설명이 충분치 않은 것으로 드러난데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북한의 신고서 제출에 상응해 테러지원국 해제의 첫 조치라 할 수 있는 의회 통보를 했다. 따라서 45일 후인 8월11일까지 미 의회가 반대 입법을 하지 않을 경우 북한은 명단에서 빠지게 된다.

셔먼 의원 등의 법안 제출에 더해 일본인 납치 문제의 해결을 테러지원국 해제와 연계하려는 일본의 로비를 받고 있는 의원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향후 미 의회내 움직임이 주목되고 있다.

이와 관련, 워싱턴 포스트(WP)는 2일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는 조치에 착수했지만 북한의 핵신고에 대한 검증작업이 45일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북한 핵신고 검증작업 과정에서 북한이 비협조적인 것으로 판명될 경우 테러지원국 해제 절차가 중단될 수 있음을 미국 관리들은 시사했다고 전했다.

특히 워싱턴 일각에서 미 정부의 초기 목표와 북한의 신고서 내용에는 차이가 난다며 신랄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이번 핵신고에 대해 초기의 완전하고 정확한 신고를 하도록 하겠다는 대담한 다짐과 나중에 나온 현실은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등 협상파는 사태수습에 골몰하고 있다.

힐 차관보는 지난 1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진행된 특별 강연에서 “이번 신고가 최종 단계가 아니다”면서 “우리는 부분적인 비핵화에는 관심이 없고 완전한 비핵화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냉각탑 폭파 현장에 참석하고 돌아온 성 김 국무부 한국과장은 지난달 28일 기자들에게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북핵 보고서를 검증하고, 다음 단계이자 마지막 단계인 비핵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다른 당사국들과 협력한다면 그 과제(비핵화 3단계인 핵폐기)를 완수할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도 2일 북한이 UEP와 확산문제에 대해서도 `검증할 수 있는(can be veri fied)’ 신고를 했다고 밝히고 나섰다.

매코맥 대변인은 나아가 “만일 북한이 말해온 것과 그들이 제출한 것에 차이가 난다면 그에 상응한 대가와 반향이 6자회담 내에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개최될 6자회담에서 북한이 핵 신고서 내용의 검증 방안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협조하느냐가 미국내 기류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 소식통은 3일 “북미간 협상은 어차피 미래의 진전을 전제한 것이니 만큼 기대했던 진전이 가시화되지 않으면 미래는 불투명해지는 것”이라면서 “다만 테러지원국 해제를 향한 북한의 의지가 강하다는 점에서 조심스런 낙관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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