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망명 탈북자 “나처럼 불쌍한 탈북자들 돕고 싶어”

▲ 21일 한인교포들과 만난 탈북자들 <사진=KBS 화면 캡쳐>

사상 최초로 미국 망명에 성공한 재중 탈북자 6명이 21일(현지시간) 공개석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20일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한 이들은 이틑 날 베델 한인교회가 주최한 만찬에 참석, 한인 교포들과 만남을 가졌다.

교포들은 입구까지 나와 만찬장에 들어서는 탈북자들을 뜨거운 박수로 맞았다. 6명의 탈북자들은 두 손을 꼭 마주잡고 열렬히 환영해 준 한인교포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했다.

요셉(가명.남)씨는 “지금까지도 미국에 와 있다는 게 실감나지 않는다”며 “같은 동포로서 미국에서 이렇게 동포들이 환영해줘서 정말 감사하다”고 밝혔다.

탈북자들은 북한에서의 구류소(감옥) 생활, 중국 이곳저곳에 인신매매로 팔려간 이야기, 미국으로 오기까지 험난했던 인생역정을 증언하며 울음을 터트렸다. 참석한 교포들도 눈시울을 붉히며 이들의 아픔을 같이했다.

한인사회 형성된 LA에 정착하기로

찬미(가명.여)씨는 “나처럼 불쌍한 아이들을 위하여 고아원을 하나 이루고 싶은 게 소원”이라며 앞으로 자신들과 같은 탈북자들을 돕는 데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탈북자들의 미국 망명을 도왔던 두리하나 선교회 천기원 목사는 “탈북자들의 추가 망명이 현재 진행 중”이라며 “앞으로 이런 일들이 계속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낯선 미국 생활 적응에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이들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분일초가 아깝다. 북한 인민군에 복무할 때나, 중국에서 도피생활을 할 때 한 번도 시간이 소중하다는 느낌을 가져본 적이 없었지만, 자유를 찾은 지금은 뭐라도 당장 배우고 싶은 뿐”이라며 새로운 생활에 대한 포부를 내비쳤다.

탈북자 6명은 로스앤젤레스를 영구 정착지로 정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앤젤레스 지역에는 미국 내 최대 한인사회가 형성돼 있어 문화적으로 적응하기 쉽고, 한인 교회들도 지원의 손길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탈북자들은 이에 앞서 사흘간의 일정으로 워싱턴을 방문해 미 의회, 국무부 관계자들과 북한인권단체 관계자들을 만났다. 이들은 오는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의 실상과 탈북 후 중국 내에서 겪은 참혹한 생활 등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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