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마카오 BDA 여전히 제재 ‘검토’ 단계

미국이 북한의 불법활동 수입을 돈세탁해준 혐의로 제재검토를 발표한 방코 델타 아시아(BDA)에 대해 제재조치를 공식 발동하지도 않고, 제재검토를 철회하지도 않는 어정쩡한 상태를 20일(현지시간) 현재 5개월 이상 이어 가고 있다.

미 재무부 금융범죄단속국(FinCen)이 제재조치 검토를 발표했던 다른 경우를 보면, 대부분 5개월 이전에 제재 공식 발동, 취소, 청문기간 연장 등의 조치를 취했으나 시리아상업은행의 경우 1년6개월 넘은 현재도 검토 단계에 있다.

이에 따라 BDA의 경우도 검토 단계가 무기한 지속될 가능성이 있으나, 처음에 부인했던 BDA가 미 정부의 조사에 적극 협력하면서 북한과 거래 완전 중단을 발표한 것에 미 정부가 만족해 하고 있고, 중국 정부도 자국계 금융기관의 대외신인도 문제 때문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취소 가능성 등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미국은 BDA에 대한 공식 제재령 발동없이 검토 발표만으로 이미 전 세계 금융기관들의 대북 거래 중단이나 기피.경계의 연쇄효과를 거둠으로써, 북한의 대외 금융거래에 대한 영향면에선 제재령의 공식 발동 여부가 별 의미가 없는 셈이다.

북한이 북핵 6자회담 복귀 조건으로 미국에 대해 금융제재 철회를 요구했으나, 공식적으론 철회할 제재가 없으며, BDA에 대한 ‘돈세탁우선우려대상’ 지정을 취소하더라도 BDA의 신인도는 올라갈지언정 새로 생긴 북한의 대외 금융거래 장벽은 불변일 것으로 예상된다.

재무부가 미 애국법 제311조에 따라 ‘돈세탁우선우려대상’으로 지정한 BDA에 대해 제재조치를 발동하면, 미국 각 금융관련 기관 5천개가 BDA와 직.간접 거래를 못하게 된다.

북한의 거래선으론 BDA외에 여러 다른 국제 금융기관들이 있음에도, BDA가 ‘선택’된 것은 미 재무부의 발표대로 BDA가 ‘자발적 수족(willing pawn)’ 역할을 한 점뿐 아니라 비교적 작은 금융기관이어서 미국 관련 업계에 미칠 파장이 적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애국법 관련 조항도, 재무부의 제재조치 때는 관련 업계에 ‘불필요한’ 손실을 끼치지 않는지를 검토토록 하고 있고, 청문 절차도 마련해뒀다.

미 재무부는 BDA에 대해 지난해 9월12일 제재검토를 발표하고 그해 9월20일자 관보를 통해 BDA의 혐의와 제재안을 실어 입법예고했으며, 10월20일까지 한달간의 청문 기한을 뒀다.

관보게재 기준 5개월이 지났음에도 BDA에 대한 제재발동이 없는 것에 대해 FinCen의 한 관계자는 “제재령 입법에 시한이 있는 것은 아니며, 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 언제든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해서와 같이 제재검토 취소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취소된 것은 지금까지 그게 유일한 경우”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2002년 12월26일 돈세탁우선우려 대상으로 지정됐으나, 약 4개월만인 2003년 4월17일 취소됐다.

이와 달리, 미얀마(버마)는 2003년 11월25일 지정된 지 약 5개월만인 2004년 4월12일 제재령이 공식 입법됐으며, 미얀마메이플라워은행에 대해서도 같은 조치가 취해졌다.

그러나 시리아상업은행과 시리아레바논상업은행은 2004년 8월15일 지정후 지금까지 그 상태로 남아있다.

마이클 그린 전 미 국가안보회의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일개 작은 은행인 BDA건 이후 아시아와 유럽의 유명한 국제은행들 가운데 일부가 돈세탁 감염 사실을 발견, 소독작업을 하고 있다”며, BDA에 대한 제재검토 조치가 북한에 심대한 타격인 것은 바로 이점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한국 금융기관들과는 이런 거래를 하지 않아서 한국민들이 (북한의 돈세탁을) 잘 믿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해 북한의 불법수입 자금 흐름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한국 금융기관들에 대해서도 들여다 봤음을 시사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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