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리처드슨 주지사 내달 북한 방문

미국 민주당 대권주자인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주 지사가 다음달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북핵 및 북미관계 진전과 관련해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리처드슨 주지사의 방북은 미국 정부의 공식 특사자격은 아니지만, 2.13 합의에 따라 북미관계가 진전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미국 정부의 후원 아래 이뤄진다는 점에서 `대북 특사’의 성격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워싱턴의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29일 “리처드슨 주지사가 다음달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며 “북한 및 미 국무부측과 세부 일정과 절차 등에 대한 협의를 마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특히 “미 국무부의 주선으로 제공되는 군용기편으로 뉴멕시코에서 평양으로 곧바로 갈 것”이라고 이 소식통은 말했다.

미국 내 대표적인 북한통으로 꼽히는 리처드슨 주지사는 이제까지 모두 5차례 북한을 방문했으며, 지난해 또다시 북한으로부터 방북 초청을 받았으나 6자회담 교착과 북한 핵실험 등으로 방북이 미뤄져왔다.

워싱턴의 다른 외교 소식통은 “리처드슨 주지사는 과거에도 북한을 방문해 김영남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 등 고위인사들과 접촉한 경험이 있다”면서 “이번 방문은 특히 북한측이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양측간 고위급 인사교류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어서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리처드슨 주지사가 부시 행정부의 공식 특사는 아니라 해도 2.13 합의 이행과 북미관계 정상화 등에 대한 북미 양국 정부의 입장을 듣고 고위층에 전달할 수 있는 메신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유엔 주재 미국대사와 에너지부 장관을 역임한 리처드슨 주지사는 2005년 9.19 북핵 공동성명 타결 직후인 그 해 10월 방북해 김영남 위원장과 강석주 외무성 제1 부상을 만났으며, 영변 핵시설을 방문한 바 있다.

당시 에너지 전문가를 대동하고 방북했던 리처드슨 주지사는 북한측이 9.19공동성명에 따른 핵폐기 의지를 확인하면서 핵무기비확산조약(NPT) 복귀와 모하메드 엘 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초청 의사를 밝혔다고 방북 후 기자회견에서 설명했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또 당시 북한측과 경수로 문제에 대해서 자세히 협의했다고 밝혔는데, 북한이 2.13합의에 따라 영변원자로 폐쇄를 약속하고, 엘바라데이 총장의 방북도 이미 이뤄져 경수로 문제에 대한 추가적인 협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톰 랜토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도 북한측으로부터 방문 초청을 받고 방북을 추진 중이다.

랜토스 위원장의 린 웨일 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4월 초 부활절 연휴 때 방북하기로 잠정 결정됐으나, 일정 조정상의 문제로 일단 연기됐다”며 “추후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랜토스 위원장은 오래전부터 방북을 희망해와 일정 조정만 마무리되면 곧 방북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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