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골드버그 조정관이 이끄는 제재전담반이 지난주부터 중국과 말레이시아를 방문해 대북 금융제재를 논의한데 이어 스튜어트 레비 재무부 테러·금융정보담당 차관이 이번주 중국과 홍콩을 방문한다.
미 재무부는 6일(현지시간) 레비 차관이 중국을 방문, 북한에 대한 금융제재 문제를 협의한다고 밝혔다.
레비 차관은 이날 중국으로 떠나 8일부터 10일까지 중국과 홍콩에 머물며 중국 정부 당국자들 및 민간 분야 인사들과 협의를 벌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레비 차관의 이번 중국, 홍콩 방문은 미 제재전담반이 지난주 중국을 방문해 중국측과 모종의 가이드 라인을 합의한 후 이뤄지는 후속 실무 협의가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 2, 3일 이틀간 제재전담반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했던 골드버그 조정관은 중국과 논의에 대해 “매우 좋은 회담을 했다”고 만족감을 표한 바 있다.
국무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방부, 재무부 관계자들로 구성된 미 제재전담반은 중국 외교부 고위 관리를 비롯해 대북 제재와 관계된 유관 부처로 볼 수 있는 국방부, 재정부, 상무부 등의 책임자들을 만나 유엔 안보리 제재 이행에 관한 미국의 계획을 설명하고 중국의 적극적인 협력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레비 차관은 방중을 통해 중국 각 은행에 산재한 것으로 보이는 북한의 소위 ‘의심스러운 계좌’에 대한 동결, 폐쇄 등과 관련된 구체적 조치를 협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레비 차관은 2004년 신설된 테러·금융정보담당 차관직을 맡아 오면서 ‘불량국가’들의 대량살상무기(WMD)와 미사일 확산을 막기 위한 ‘돈줄 차단’ 임무를 수행해온 이 분야의 베테랑이다. 2005년 9월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를 ‘주요자금세탁 우려대상’으로 지정, 북한 자금 2천500만달러를 동결시켰던 인물이기도 하다.
레비 차관이 중국에 이어 홍콩을 방문하는 것도 제재전담반이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것처럼 홍콩과 동남아에 산재해있는 북한의 공관과 무역사업소가 자행하는 불법 거래를 차단하겠다는 의지의 일환일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 차원의 이러한 행보는 지난 BDA 사태처럼 불법 거래 우려만 표시해도 북한과 거래하는 은행과 기업들을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 또한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 국무부와 재무부는 북한 무역회사 ‘남촌강’과 이란 소재 ‘홍콩일렉트노닉스’를 자산동결 및 거래금지 등의 제재조치를 취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