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라이스 순방후 북한 달래기

북한의 핵실험 이후 강경했던 미국의 태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통과와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아시아 순방 이후 두드러지게 부드러워지고 있다.

특히 부시 행정부는 양자 협상을 촉구하는 일각의 요구를 거부한 채 6자 회담을 고집하면서도,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고 불법 활동을 중단할 경우 금융 제재와 외교적 제재가 해제될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다.

이 같은 미국의 태도 변화는 북한을 지원해온 중국이 태도를 바꿔 안보리 결의 이행의 뜻을 명백히 하는 등 북한 고립화를 위한 외교 환경이 조성돼 대북 압박에 성과가 예상되는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의 핵실험을 계기로 일본과의 미사일 방어(MD) 전략에 더욱 힘이 실리는 `부산물’까지 얻게 된 것도 영향을 줬다고 볼 수 있다.

부시 행정부의 대표적 강경파인 잭 크라우치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23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일본 아사히 신문이 공동 주최한 미.일관계 세미나에서 “미국이 정말 강경하다면 북한이 위폐, 돈세탁 등 불법 활동을 중단할 때까지 6자회담에 응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북한의 불법 활동에도 불구, 미국은 6자회담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북 유인책으로 금융제재 일부를 해제하는 방안과 관련, “북한이 앞으로 이런 불법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서게 되면, 재평가돼야 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그의 이러한 발언은 미국이 대북 금융제재 해제의 조건으로 북한이 불법 활동을 중단하는 ‘행태의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밝혀온 점에서 금융 제재 해제의 실마리를 비쳤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금까지 미국은 북한의 해외 자금이 불법ㆍ합법 여부가 구분이 안된다면서 무조건 북한과의 거래를 중단해야 한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여왔다.

크라우치는 또 부시 행정부가 지난 6년간 북한을 방관, 핵실험까지 초래했다며 대북 정책 실패론이 제기된데 대해 “미국은 평양의 결정에 책임이 없으며, 문제는 미국이 어떻게 대응하는 가에 있다”고 자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한편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에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면서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과거에 그랬던 것 처럼 북한측과 다시 대화와 저녁을 함께 할 준비가 돼 있다”며 그 어느 때 보다도 `인간적(?)’인 표현을 했다.

미국은 핵실험에도 불구, 북한을 예전처럼 똑같이 대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는 이어 “만일 북한이 지금까지 보여온 것 처럼 부정적인 행태를 고집한다면 이에 따른 외교적 결과가 있을 것이며, 북한 정권은 제재 때문에 점점 더 불편해 질 것”이라고 밝혀 상황에 따라 북한이 제재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부시 행정부의 동북아 정책에 밝은 한 워싱턴 소식통은 “부시 행정부가 북한의 핵실험에도 불구, 6자 회담 내에서 양자 협상을 할 수 있다는 종래의 입장을 견지하는 것은 북한에 무언가 ‘당근을 주려는 암시’인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