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동유럽 MD시스템 구축 여부 결정안됐다”

미국이 동유럽에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정부의 계획은 현재로선 여러 검토 방안 중 하나일뿐 아직 결정된 사항이 아니라고 윌리엄 린 미 국방부 부장관이 16일 밝혔다.

린 부장관은 나아가 러시아와의 협력이 잘 이뤄진다면 동유럽 MD 시스템 구축을 포기할 수도 있음을 시사해 주목된다.

린 부장관은 이날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폴란드에 요격 미사일을 배치하고 체코에 레이더 기지를 설치하는 것은 이란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 검토 중인 여러 선택사항 중 하나일 뿐이며 이를 추진할 지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란의 위협에 대응하는 방안 중 하나로 러시아와의 협력 확대도 모색하고 있다”며 “예를 들어 이란과 가까운 곳에 설치된 러시아의 레이더 기지가 이란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조기에 탐지해 미국에 이를 알려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북한과 이란 등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효과적인 MD 시스템 구축을 추진해 왔으며, 특히 러시아와는 1990년대부터 MD 분야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논의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앞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4월 체코 방문 당시 “이란의 미사일 위협이 지속되고 `비용 투입 대비 효과’가 있다고 입증될 경우 동유럽 MD시스템 구축을 계속 추진해야 하지만 이란의 위협이 해소된다면 유럽에 MD시스템을 구축할 추진력이 없어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표명은 러시아의 반발을 고려한 것으로 당시 분석됐다. 린 부장관도 이날 청문회에서 러시아의 반발이 있음을 인정하면서 오히려 러시아가 이란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MD 시스템에 참여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린 부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내달 6-8일 러시아를 방문하는 동안 MD를 위해 러시아 레이다를 이용하는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러시아가 이란의 위협에 대응하는 일을 도와줄 용의를 보여주고 있다며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 기간에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 무소속의 조 리버맨 의원은 린 부장관의 발언이 부시 정부 당시 체코 및 폴란드 정부와 합의한 정책을 뒤집을 것이라는 신호탄이냐고 추궁했으며, 공화당의 존 매케인 의원도 정책 전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민주당 정부를 압박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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