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동북아군비경쟁, 北비핵화·통일에 유해”

한국 등 6자회담 참여국들의 급속한 군비증강 경쟁이 6자회담의 진전과 한반도 통일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미국 워싱턴의 민간연구소인 공공정책연구소(IPS)의 존 페퍼 국제담당 소장이 24일 주장했다.

페퍼 소장은 이날 광주 호남대학교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2008 광주평화회의’의 발표문에서 “6자회담 참가국간 군비경쟁이 계속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지역안보기구 설립에 가장 큰 힘을 쏟는 국가”이지만 “역설적으로 한국의 군비 우선순위는 바로 그런 기구의 설립 전망을 흐리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보수세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온건한 국방정책을 펼 것이라고 우려했지만 그는 결국 자신의 반대파와 마찬가지로 국방예산 증액에 매우 적극적이었다”며 “한국의 정치세력은 온건파든 강경파든 모두 군비증강을 선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중국, 러시아 모두 지역안보기구의 설립을 지지하면서도 군비를 증강하고 있으며 “이러한 압력은 일본의 군사비가 국내총생산(GDP)의 1%를 넘기는 계기로 작용, 동북아의 군비경쟁이 통제 불가능의 상태로 접어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이렇게 빠른 속도로 군비를 늘리는 국가들과 대면한 북한으로선 이들과 동등한 위상에서 대화를 가능케 했던 핵프로그램을 포기하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라며 “군비와 관련한 더 폭넓은 차원의 문제 제기가 이뤄지지 않는 한 6자회담은 1보 전진과 반보 후퇴를 되풀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러시아와 중국이 상하이협력기구(SCO)를 통해 더욱 가까워지고, 미국과 일본은 동맹을 강화하면서 동북아에서 신냉전의 분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며 “군비증강은 이 새로운 대립의 징후이자 촉진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같은 회의 발표자로 나선 중국 베이징대 국제관계학과 장샤오밍(張小明) 교수는 동북아에서 “중국과 미국의 대립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 “양국은 북핵문제에 대해 상호 협력하고 있고, 동북아에서도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중국과 미국을 포함한 관련국들은 한반도에서 핵확산을 금지하고 전쟁을 피한다는 중요한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다”며 “한반도에서 이들의 이해관계는 모순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기조강연을 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는 “미국이 북한과 관계정상화 방식으로 체제안정을 보장해주고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지원을 허용하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이렇게 나가면 일본도 그 방향으로 정책을 바꿀 것”이라면서 “이렇게 해줬는데도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계속하면 그때는 국제사회가 강력하게 북한을 응징해도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이 북한과 관계개선을 하는 경우 동북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다”며 “동북아 평화공동체 구축의 중심축은 미.북관계의 개선이라고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리랑국제평화재단과 평화네트워크, 전남도민남북교류협의회 공동 주최로 열린 이번 회의 참가자들은 “6자회담 참가국 정부들이 동북아가 세계의 화약고에서 인류 평화의 희망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평화선언문’을 채택할 예정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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