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화공세’ 무응답에 北 ‘핵카드’ 꺼냈나?

북한의 3차 핵실험 가능성이 외교가와 정치권에서 화제(話題)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2006년, 2009년 북한이 1,2차 핵실험을 감행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일대에서 사람과 차량의 움직임이 미 정찰위성에 포착되면서 ‘북한이 핵실험 카드를 꺼내든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미 군 당국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단 이번 움직임에 대해서는 시설 관리 차원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돌출행동에 익숙한 북한의 외교전술 전례에 따라 3차 핵실험 가능성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북한 전문가들도 북한이 대내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북한은 그동안 국제사회의 고립과 제재 등의 위기 돌파를 위해 핵카드를 사용해 왔다.


때문에 이번 움직임도 천안함 이후 국면전환을 위한 평화공세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자 한·미 등에 ‘핵실험 가능성’을 부각시켜 위기감을 조성, 협상에 나서도록 하는 일종의 ‘압박’ 수순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천안함 사건 이후 심화된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돌파하기 위해 9·19공동 성명 이행을 밝히는 등 대화재개 노력을 벌이고 있지만 한미는 북한의 ‘선(先) 태도변화’를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면서 응하지 않고 있다.


특히 김정은 후계를 공식화한 이후 대화 재개를 위한 평화공세는 더욱 강화되는 분위기다. 김정은으로의 후계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 북한으로선 주민들의 충성심 확보를 위해서도 국제적 고립과 경제난 탈피가 절실하다. 때문에 미국 등과의 협상재개가 발등의 불인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 따라 결국 북한이 핵카드를 다시금 꺼냈다는 지적이다. 외교 소식통도 “북한은 김정은 후계체제 안정과 천안함 이후 심화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유화공세뿐 아니라 강공인 핵카드도 꺼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9일 유엔에서 박길연 외무성 부상이 “핵 억지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전성훈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데일리NK와 통화에서 “북한은 대화 재개를 통해 비핵화보다 체제유지를 위한 외부지원을 얻으려는 것”이라면서 “김정은이 공식적으로 등장한 만큼, 대내적으로 핵 강국임을 선전하고 대외적으로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명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통일국제협력팀장도 “향후 한미의 대응에 따라서 북한의 3차 핵실험 여부는 달라질 것”이라면서 “북한은 현재 한미가 대화테이블에 나오지 않으면, 3차 핵실험을 할 수도 있다고 압박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한미를 겨냥한 이 같은 압박이 통하지 않을 경우 실제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도 22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통일부 국정감사 참석해 “당장 핵실험 가능성은 낮지만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한미가 ‘북한의 태도변화’를 전제조건으로 대화재개에 나서지 않고 있는 것이 북한의 핵실험 강행의 핑계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 연구위원은 “북한의 대화 공세에 한미가 계속해서 응하지 않으면, 북한이 핵실험할 가능성이 더 커질 것이며, 북한은 한미를 핑계로 핵실험 강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팀장도 “북한이 만약 3차 핵실험을 하더라도 중국이 그동안 6자회담 재개를 위해서 노력해왔기 때문에 핵실험의 책임을 한미에게 돌릴 수 있어 북한은 중국의 입장을 크게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우 국방연구원 현안연구위원장은 “북한은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핵실험 원래의 동기와 김정은 후계자의 공적을 쌓기 위해 3차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이번 북한의 3차 핵실험 카드는 6자회담 재개와 관련 한미를 대화에 나오게 하는 압박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실제로 핵실험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의장국인 중국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노력을 벌이는 상황이고, 북한도 김정은 후계체제 안정화가 당면 과제이기 때문에 섣불리 핵실험을 강행하진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혈맹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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