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유력후보들 北韓·核 해법 ‘각양각색’

미국 민주당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힐러리 클린턴(61) 상원의원이 예상을 깨고 버락 오바마(47) 상원의원를 꺾었다. 오바마 독주로 이어질 뻔 했던 민주당 경선이 다신 혼전 양상으로 들어갔다.

공화당에서는 존 매캐인(72) 상원의원이 미트 롬니(60)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고, 아이오와에서 1위를 했던 마이크 허커비(53)는 3위로 주저앉았다.

한미동맹과 북핵 문제의 향배를 가름할 미국 대선 결과는 우리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이다.

이번 미 대선 돌풍의 주역인 민주당 오바마 상원의원(일리노이)은 북한과 전면적인 핵 협상을 촉구해왔다. 그는 지난해 7월 MSNBC에서 가진 대통령 후보 TV토론회에서 대통령 취임 첫 해에 북한과 이란, 쿠바를 비롯한 이른바 문제 국가의 지도자들을 어느 곳에서든 조건 없이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나겠다.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이 나라들과 대화하지 않음으로써 벌을 주겠다는 생각이 부시 행정부의 외교원칙이었는데, 이건 말이 안된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만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의원은 이에 앞서 2월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직후에도 “북한이 ‘불량국가’라는 착각에 사로잡혀 있어서는 안 된다”며 “협상에서 강경한 태도를 견지해야 하지만, 대화도 하지 않고 벌을 주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의원은 이례적으로 북한을 ‘핵클럽 국가(핵보유국)’로 지정했다. 그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핵무기가 없는 세계를 추구할 것”이라며 “대통령이 되면 일방적인 비핵화를 지지하지 않고 핵무기가 존재하는 한 미국의 강력한 핵억제력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조건부 핵 감축론이다.

그는 “미국은 비핵화를 이끌 더 좋은 위치에 서게 될 것이고 핵확산금지조약을 계속 준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오바마는 “부시 행정부가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한국의 노력을 경시했다”며 “동맹관계, 동반자 관계 그리고 공동의 위협에 대처하는 데 필요한 제도를 재구축해야한다”고 말했다.

미국 최초 여성 대통령을 꿈꾸는 힐러리 클린턴은 김정일을 만나겠다는 오바마의 발언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준비안된 지도자라는 것이 증명됐다는 주장이다.

힐러리 의원은 지난 7월 CNN과 동영상 사이트 유투브가 공동 주관한 대선토론회에서 “그런 국가들의 지도자들과 만나겠다고 약속하지 않겠다”면서 “고위급 대통령 특사를 활용하겠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가 최상의 방법이 무엇인지를 더 잘 알기 전에 우리 대통령에게 우고 차베스나 피델 카스트로를 만나라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전문지 지난해 ‘포린 어페어즈(Foreign Affairs)’ 11-12월호 기고에서 “부시 행정부가 북한, 이란과 같은 적성 국가들과 대화를 하지 않음으로써 사태를 악화시켰다”며 “북한을 고립시키려는 부시 행정부의 시도에 맞서 북한은 핵프로그램을 가속화하고, 핵실험을 강행했으며 더 많은 핵무기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미국 정부가 뒤늦게 대북 외교로 복귀해서야 진전이 이뤄질 수 있었고 북한과의 핵시설 불능화 합의에는 중국의 지지가 중요했다”며 “우리는 이러한 (협상의)틀 위에서 동북아시아 안보체제 구축을 추진해 나가야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힐러리 의원은 “북한이나 이란은 미국이 기존 핵무기 정책을 고수할 경우 핵 추구 노선을 바꾸지 않겠지만, 미국이 먼저 대대적인 핵무기 감축에 나섬으로써 핵 확산 저지 연대국들의 지지를 확보하고 도덕적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선(先) 감축론을 주장했다.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2위를 차지했던 저력을 발휘했던 민주당 존 에드워드 후보는 작년 10월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한 뒤 가진 아시아소사이어티 연설에서 “북미 간 직접협상을 지지했고, 북한에 식량과 에너지를 포함한 대북지원과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완전한 군축에 이르도록 압력을 가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북미 간 민간차원 핵 협력 금지법안이 통과된 2005년에 비해 상황이 달라진 것이 없다”면서 북한의 테러지원국 명단 해제에는 반대 입장을 보였다.

공화당 후보들은 민주당 후보들에 비해 북한 문제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왔다. 뉴햄프셔 공화당 프라이머리에서 1위를 차지한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지난해 ‘포린 어페어즈’ 기고문에서 “한국과의 경색됐던 관계를 쇄신하고 경제, 안보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매케인 의원은 “북한의 핵포기 의지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평가하면서도 “향후 대북 협상을 통해서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테러. 확산 문제도 규명돼야한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대북 유화정책에 대해 “일종의 매수나 달래기다. 한국 국민들이 별로 안 좋게 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매케인 의원은 2년 전 북한이 핵실험을 하자 “식량지원자금이 북한 무기개발자금으로 흘러들어갔다”며 북미 양자합의인 `제네바합의’를 비판한 바 있다. 지난해 2월 시애틀 연설에서도 북한을 `아시아 최대의 안보위협’으로 규정하면서 북한의 ‘2.13합의’ 불이행을 우려했다.

그는 김정일 정권 하의 인권문제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한국이 계속 북한에 투자하고 돈을 주고 관광을 장려하면, 나에겐 북한의 인권상황에 충분히 유의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공화당 1위를 했던 마이클 허커비 후보는 1일 아이오와 주의 주도(州都) 디모인 시의 메리어트 호텔에서 “무엇보다 (북한의 핵 위협에 맞설 수 있는) 굳건한 국방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지지하면서 ‘중국 역할론’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4월 뉴햄프셔 토론회에서 “(부시 행정부의) 전략이 지금까지 충분한 성과를 냈기 때문에 이를 고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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