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직후 북·미 줄다리기 예상

다음달 4일 미국 대선이 끝나자마자 북한과 미국간 치열한 줄다리기가 다시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초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의 방북 결과를 토대로 미국과 북한이 지난 11일 핵검증 합의를 이루었지만 이를 6자회담에서 정식 검증의정서로 채택하는 과정이 남아있다.

문제는 북한이 당시 미국과 합의한대로 의정서 내용을 만드는데 동의할 지 여부다.

지난 11일 미 국무부가 발표한 북.미간 합의내용에서 관심이 가는 대목은 ’샘플링과 실증적으로 규명해내는 과학적인 절차의 이용에 관해서도 합의가 이뤄졌다’는 부분이다.

힐 차관보가 북한에 가서 ’낮은 단계의 합의’만 갖고 왔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 내용은 추후 북한의 과거 핵활동을 검증할 수 있는 중요한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6자회담에 나와서 미국과의 합의 내용을 번복하게 될 경우 검증의정서 채택은 어려운 작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힐 차관보의 행보에 불만을 품은 일본은 6자회담에서 ’비판적 입장’을 견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증의정서 채택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이 부정적 행보를 이어갈 경우 상황은 복잡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힐 차관보는 28일 워싱턴에서 일본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사이키 아키타카 외무성 아시아 대양주 국장을 만나 현안에 대한 의견을 조율할 예정이다.

일본인 납치문제가 진전을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한 것에 대해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는 일본을 다독이는 한편 검증의정서 채택과정에서 일본의 협조를 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대선 직후 북한의 리 근 외무성 미국국장이 미국 뉴욕을 방문하는 것도 주목된다.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 소속인 도널드 자고리아 헌터대 교수 등의 초청을 받아 뉴욕을 방문하는 리 국장이 학술회의 참석 등 외부에 알려진 일정 외에 미국 정부 관리들과 회동할 경우 지난 11일 검증합의 이후 북한과 미국이 처음으로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 대선에서 당선자가 확정된 상황인 만큼 북.미가 검증의정서 마련과 관련된 속깊은 얘기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리 국장이 미 대선 당선인측 인사들과도 접촉하면서 향후 북미관계의 방향과 관련해 차기 미 행정부의 의중을 탐색할 것이라는 관측도 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대선이 끝난 뒤 미국과 일본간, 그리고 미국과 북한간 현안에 대한 협의를 거쳐 6자회담이 개최될 것으로 예상된다.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은 다음달 중순께 회담을 열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미국 대선이 끝난 뒤 6자회담이 열리기 까지 보다 유리한 협상을 하기 위한 북한과 미국, 그리고 6자회담 참가국간 치열한 수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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