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북 선 비확산, 후 비핵화”

북한과 미국간의 핵협상은 장기적으로는 북한의 핵폐기를 목표로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핵기술 수출 방지’ 등 이른바 ‘비확산’에 초점을 맞추면서 진행될 공산이 크다고 조민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센터 소장이 전망했다.

조 소장은 이날 오후 통일연구원이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북핵문제 해결방향과 북한체제의 변화 전망’을 주제로 여는 학술회의에 앞서 배포한 발표문에서 “북미간 핵협상은 북한이 핵포기를 결단함으로써 미국으로부터 대가를 얻든지 아니면 협상판이 깨지든지 할텐데 현실적으로는 대파국으로 가기보다 양국이 북한핵의 비확산에서 잠정적인 접점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북한에 핵문제는 체제보장을 얻어내기 위한 생존전략으로서 미국의 최대 우려사안인 ‘비확산’을 전제로 핵보유를 묵시적으로 보장받고자 할 것이기 때문에 비확산에서 미국과의 접점 가능성이 있다고 조 소장은 덧붙였다.

그렇다고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은 아니며, 최근 미국의 국방.안보관련 기관들의 ‘북한 핵 보유’ 언급도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전제로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함을 역설한 것”일 뿐 “핵보유의‘실체’와 핵보유의‘인정’은 다르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안보 분야의 최우선 과제는 ‘핵무기 없는 세계’의 비전 속에서 북한과 이란으로의 핵확산 방지를 목표로 삼고 있다”며 “미국은 북핵 문제를 ‘비확산→(미국과 러시아 등 ) 핵감축→핵폐기’의 장기적 전망위에서 북한 비핵화 문제에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중간 단계인 핵감축의 경우, 세계 핵의 95%를 점하는 미국과 러시아가 선제적으로 핵탄두를 대거 감축하면 북한 등이 핵을 포기토록 설득하는 데서 도덕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

그는 “미국의 ‘선 비확산, 후 비핵화’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북한 비핵화’의 원칙적 입장 위에서 ‘비확산’을 최우선 목표로 삼는 타협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북미간 협상 타결의 발걸음이 상당히 빨라지고 미국이 북한을 포용하는 세계적 리더십 회복의 과시 차원에서 평양-워싱턴간 사회문화적 교류로 한반도가 급속히 해빙의 물결을 맞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같이 새로운 협상구도에서는 한국 정부도 오바마 행정부의 ‘핵무기 없는 세계’ 구상에 발맞춰 17년전 남북한 사이의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재천명해 ‘비핵 평화’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한편 “북한 핵문제의 완전 해결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이후까지 내다보는 중장기적 전망 속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 소장은 제언했다.

그는 또 “북한 비핵화는 대북 압박 전략보다는 북한의 정상국가화 추진 전략을 통한 핵포기 유도 방식이 더 효율적”이라고 주장하고 그 일환으로 1조5천억원에 달하는 남북협력기금을 활용해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북한의 경제 회복을 도와야한다고 제안했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남북협력연구센터 소장도 대북지원에 대해 “핵문제 해결 단계를 기준으로 지원정책을 구상할 것이 아니라 핵문제 진전이 없더라도 북한이 개혁을 추진하는 경우 한국은 이를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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