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북 기류 변할까…G8 미.중협의 주목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 기회가 될 지 모른다.”

북핵 2.13합의 이행이 계속 지연되면서 미국의 인내심이 바닥이 난게 아니냐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 6자회담에 정통한 정부 소식통은 7일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선진 8개국(G-8) 연례 정상회담을 주목했다.

북핵 6자회담 참가국인 한국과 미국은 물론 러시아까지 나서 해결책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는 상황인데다 의장국 중국도 더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는 절박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G-8 회의에서 ‘의미있는 결과’가 도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8일까지 계속되는 G-8 회의 기간에 조지 부시 대통령이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것으로 알려진 것에 당국자들은 촉각을 세우고 있다.

러시아가 BDA 북한자금의 중계기지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상황에서 중국이 적극적으로 나서면 BDA 문제는 충분히 풀릴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최근 미국은 `BDA 경영진 교체를 전제로 한 BDA 제재 해제’ 방안을 중국측에 설명했으나 중국측이 BDA 제재로 인해 마카오 금융질서가 크게 훼손된 상황을 들어 매우 소극적인 자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동안 다소 방관적 자세를 보였던 러시아가 `6자회담 참가국으로서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내면서 중국의 분위기가 달라졌다는게 외교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이미 지난 4~5일 진행된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과의 전화통화, 그리고 라이스 장관과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간 전화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잡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따라서 부시 대통령과 후진타오 주석이 만나는 것을 계기로 미.중 간에 집중적인 협의를 거쳐 BDA 문제를 풀 구체적 방안은 물론 BDA 이후 2.13 합의 이행을 위한 양국의 협력방안이 대외적으로 발표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한 외교소식통은 “2.13 합의 60일 이행시한(4월14일)을 두달 가까이 넘긴 상황까지 몰려서도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협상의 동력은 사실상 사라지게 되는 것”이라면서 “미국도 중국과의 G-8 협의를 ‘마지막 기회’로 인식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들은 대체로 G-8 회의 이후 열흘 이내에 BDA 문제를 극복하고 2.13합의 이행을 논의하는 단계로 국면이 전환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이다.

다만 그동안 몇차례 거듭된 약속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상황변화가 없었던 전례를 의식해서인지 언행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특히 이번 기회마저 성과없이 끝날 경우 미국내 분위기가 ‘협상에서 강경 기류로’ 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당국자들은 다소 긴장하고 있다.

여기에 부시 대통령은 5일 체코에서 열린 `민주주의와 안보회의’에서 17개국 출신 민주화 운동가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북한을 미얀마, 이란, 시리아 등과 함께 ‘세계 최악의 독재국가’로 거론한 상태다.

이를 놓고 부시 대통령이 과감한 대북 협상을 전개해 북한과 극적인 관계개선을 꾀할 것이라는 기대를 낳았던 2.13합의 때와는 달리 이제 서서히 `북한에 대한 피로감’을 드러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대북 조정관을 지낸 웬디 셔먼씨가 “북한이 차기 미국 행정부와 협상을 벌이는게 더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면 이는 위험한 전략”이라며 조속한 2.13합의 이행을 촉구한 것도 미국의 `피로감’과 이에 따른 미국의 입장 변화 가능성을 경고한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미국내 여론의 변화는 점차 뚜렷해지고 있지만 임기말로 몰리는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대북 협상을 지속하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북한의 냉엄한 현실인식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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