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북 금융제재는 핵포기 압박용”

미국 국무부의 막강한 외교력과 국방부의 가공할 핵무기 억지력으로도 설득하거나 강제하지 못한 북한의 핵포기 목표를 재무부의 금융제재 수단이 달성할 수 있을까에 세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미 재무부의 대북 금융 압박 총책임자인 스튜어트 레비 차관은 6일(현지시간) 상원 세출위원회 재무관련 소위를 비롯해 최근 연일 예산 관련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금융제재 성과를 ’전 세계적인 파급효과’가 생기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다.

활동 성과를 자랑함으로써 예산을 확보해야 할 필요가 있는 예산 청문회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이미 북한에 “심한 타격”을 줬을 뿐 아니라 북한을 포함해 이란, 시리아 등을 상대로 한 “이러한 성과들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뿐”이라는 등의 레비 차관의 말엔 ’외교압력과 군사력 사용의 중간지대’라는 재무부의 금융압박 수단 효과에 대한 자신감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는 마카오 소재 방코 델타 아시아은행(BDA)에 대한 조치의 성공은 “재무부 금융권한의 충격 강도를 잘 보여주는 연구감”이라고도 평가했다.

미 재무부의 반 테러, 반 확산 수단과 활동은 2년전 신설된 테러리즘.금융정보 담당 차관이 지휘하는 테러리즘금융정보실(TFI)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TFI는 국제 테러리스트와 대량살상무기(WMD) 확산자, 마약 거래자, 기타 범죄자들에 대한 자금줄 차단을 위한 재무부의 법집행과 정보기능을 총 감독하는 기구.

TFI 관장하에 분야별로 구체적인 실무를 집행하는 기구로는 정보분석실(OIA), 테러자금.금융범죄실(TFFC), 금융범죄단속반(FinCEN), 외국인자산관리실(OFAC), 자산몰수집행실(EOAF)이 있고, 내국세국 범죄조사과도 TFI 산하 조직은 아니지만 돈세탁, 테러자금, 금융범죄 등의 사건에서 TFI와 협력하고 있다.

레비 차관은 마카오 당국으로부 넘겨받은 BDA와 거래해온 단천은행 등의 계좌 정보를 이용해 WMD 확산 연루 북한 업체들에 대한 추가 단서를 찾기 위한 정밀 조사를 이 내국세국 범죄조사과가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기구들이 활동 근거로 삼는 법.제도는 국제적으론 회원국에 확산방지 조치를 요구한 유엔 안보리 결의 1540호와 국내적으론, 대통령 행정명령 및 애국법 등이 있다.

행정명령은 핵, 미사일 등의 확산 혐의가 있는 외국 업체나 개인에 대한 미국내 자산동결 및 미국 금융기관들의 거래금지를 규정한 것이고, 애국법은 311조 등 관련조항을 통해 돈세탁 혐의가 있는 개인, 업체, 사법권역(나라) 등을 ’우선우려’ 대상으로 지정해 역시 미국 금융체제에 대한 접근을 차단토록 하고 있다.

레비 차관이 재무부의 대북 금융제재 효과를 자신하는 것은, BDA에 대해 지정 ’검토’ 발표만으로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 금융기관들까지 스스로 대북 거래여부를 점검하고 조사하면서,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것도 포함해 대북거래를 “중단하거나 감축한” 사법권역과 금융기관들이 20개를 넘을 정도로 파급효과가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때문에 북한은 정상적인 대외무역 결제에도 어려움이 큰 것으로 북한 전문가들은 전하고 있다.

레비 차관은 또 미 재무부가 전 세계 주요 지역을 순회하며 각국 정부에 미국식 테러자금및 확산자금 차단용 입법과 조치를 취할 것을 “공세적으로” 촉구하고 있으며 성과를 “확신한다”고 역시 자신감을 표시했다.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중국 남부 방문을 북한의 개혁.개방을 위한 상징적 행보로 해석하기보다 금융제재로 정권의 위기를 맞은 김 위원장의 지원 요청 목적으로 보는 시각이 미국에선 우세하다.

이는 효과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자 동시에 대북 금융 포위망에 중국쪽에서 구멍이 뚫릴 것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도 보인다.

한국의 경우도, 제이 레프코위츠 대북인권특사가 최근 개성공단의 노동자 저임 문제를 제기한 것은 북한 정부가 떼가는 더 큰 몫의 현금이 금융제재 포위망의 효과를 무디게 할 수도 있다는 미 행정부의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미 행정부가 한국의 개성공단 사업 확장을 애초부터 반기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전.현직 행정부 관리들이 개성공단을 통한 대북 현금 유입에 우려를 표시하는 목소리가 부쩍 커진 것은 최근 현상이다.

미국의 대북 전문가들 사이에선 부시 행정부가 금융제재 수단을 통해 북한의 ’항복’을 받아낸다는 생각이며, 이 경우 6자회담은 ’항복문서’ 조인식장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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