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북 금수 사치품목 공개 안팎

미국의 대북 금수 사치품 목록 확정과 공개는 북한의 핵실험에 따른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결의 1718호를 이행하기 위한 미 정부의 후속조치이자,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더라도 핵폐기에 진전이 없는 한 제재는 계속된다는 미 정부의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러나, 시기적으로 공교롭게도 베이징(北京)에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사실상의 비공식 6자회담이라거나 사실상의 북.미 양자협상으로 불리는 다각적인 외교접촉 직후 북한 (金正日) 국방위원장을 직접 겨냥한 제재 조치가 발표된 점에 시선이 쏠린다.

지난해 9.19 공동성명 발표 직후 방코 델타 아시아(BDA)에 대한 제재 발표가 이뤄진 것과 오버랩되기 때문이다.

BDA 제재 문제와 관련, 미 행정부측은 6자회담과 무관하게 북한의 돈세탁과 달러화 위조 등 불법활동에 따른 미 국내법상의 자구책이라고 강조해왔으나 시기적으로 6자회담의 진전을 탈선시키려는 강경파의 작품 아니었느냐는 일각의 의구심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최근 베이징 북.미 접촉에선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6자회담이 재개될 경우 주고받을 구체적인 상응조치들에 관해 생각을 교환하고 힐 차관보의 제안에 김 부상이 돌아가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결과를 놓고 미 언론은 미국이 북한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고 대체로 비관적인 평가를 내렸으나, 미 국무부는 “무대 설치에 진전을 보고 있다”고, 한국 정부 고위당국자도 “북한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이 바뀌었느냐에 뚜렷한 결론 못내린 것 같지만 (미국의 제안을) 진지하게 검토할 것같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각각 말하는 상대적으로 낙관적인 기조를 유지하려 애썼다.

이같이 베이징 접촉 후 앞으로 열흘 사이에 북한의 반응이 주목되는 가운데, “미 정부 사상 최초로 무역제재를 이용해 외국 지도자를 개인적으로 괴롭히는 조치로, 김정일이 좋아한다고 여겨지거나 약 600개 충성 가문에 선물로 준다고 여겨지는 물품들을 겨냥한”(AP통신) 금수 목록이 공개된 것이다.

대북 사치품 금수 목록 등 미국의 대북 제재 이행조치들이 이 시점에 먼저 언론보도를 통해 공개된 것은, 그동안의 준비작업이 완료될 시점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미 정부가 공언해온 ‘유엔 결의 이행 의무’를 다하기 위한 절차이다.

또 미 정부는 북한의 핵폐기에 진전이 있을 때까지 제재압박을 가한다는 원칙을 공언하면서 이것이 북한의 핵포기 결단을 앞당기는 길이라는 생각을 시사해왔다.

만약 6자회담 재개 날짜가 합의된다면, 그후 제재조치를 발표하는 것이 국제정치적으로 더 까다로와질 수도 있다.

그러나 베이징 북.미 접촉 후 6자회담 재개 여부가 판가름날 것이라는 미묘한 시기에 광범위한 금수 사치품목과, 검토중인 다른 대북 제재이행 조치들을 포괄적으로 담은 상무부의 보고서가 공개된 것을 놓고 BDA 조치 때와 같은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미 상무부의 산업안보국(BIS)이 지난 13일 유엔 제재위에 보고한 미국의 제재결의 이행 계획 보고서에 포함된 이 목록은 30일 국무부 웹사이트를 통해 보고서 내용과 함께 공개됐다.

상무부는 이날 카를로스 구티에레스 장관 이름의 성명을 내고 대북 사치품 금수 이행을 위한 규정과 다른 안보리 결의 이행조치들을 다음 관보를 통해 발표한다고 밝혔다.

국무부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된 목록은 잠정적인 것이다. BIS는 유엔 제재위 보고 당시 “기본적”인 것들로 최종 목록은 이보다 확대될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다음은 미국의 대북 금수 사치품목. 워싱턴 포스트는 60여개라고 보도했으나 목록을 보면 ‘인접’ 상품으로 얼마든지 확대될 수 있어 특정 숫자로 세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매우 광범위하다.

▲담배와 담배 상품

▲고급 시계
–손목시계, 주머니 시계, 기타 값진 금속으로 만든 케이스가 딸렸거나 값진 금속에 담긴 시계.

▲의류와 패션 소품
–가죽 제품
–실크 제품
–천연과 인조 모피
–패션 소품: 가죽으로 만든 여행용품, 화장품 케이스, 망원경과 카메라 케이스, 핸드백, 지갑, 고급 만년필, 실크 스카프
–화장품
–향수 등 욕조 비품
–디자이너 의류: 가죽 의류와 의상 소품

▲장식품
–바닥 깔개와 태피스트리
–고급 도자기 식기
–레드 크리스탈(lead crystal) 제품
–예술품(그림, 원본 조각 작품과 동상 포함), 골동품(100년 이상 전 것), 희귀 동전이나 우표를 포함한 수집취미품

▲보석
–진주, 각종 보석(다이어몬드, 사파이어, 루비, 에머럴드 포함)

▲귀금속
–금, 은, 백금 등

▲전자제품
–평면.플라스마.LCD TV나 다른 비디오 모니터나 수신기(고해상도 TV 포함), 29인치 이상의 모든 TV, DVD 플레이어.

–PDA
–개인용 디지털 뮤직 플레이어
–랩톱 컴퓨터(인도주의 구호단체 관련 적법 기관이 수입하는 경우 등은 예외 인정)

▲수송수단
–요트와 기타 물놀이 기구(제트 스키 등)
–고급 자동차를 비롯한 각종 자동차: 왜건형 승용차를 포함해 대중 교통용이 아닌 것
–경주용 자동차, 눈자동차, 오토바이
–세그웨이 등 개인용 수송 기기

▲여흥용품
–악기
–레크레이션 및 스포츠 용품

▲주류
–포도주, 맥주, 에일(ale.맥주의 일종), 리커(코냑, 위스키 등 통칭)/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