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북 경제제재 이달 하순 발표 검토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가 이달 하순쯤 대북 경제제재를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3일 알려졌다.

부시 행정부의 이번 경제제재 조치는 그러나 북한의 단.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파문 이후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결의 이행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는 것이라고 복수의 워싱턴 고위 외교소식통들이 밝혔다.

특히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3일부터 한국을 비롯, 중국과 일본 등 동북아 3개국을 방문, 북한의 미사일 및 핵 문제를 집중 논의한 결과도 이번 발표에 반영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교소식통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미 정부가 대북 제재 조치를 발표하더라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 간 14일 정상회담이 끝난 시점이 되지 않겠느냐”면서 “아직 구체적인 시기가 결정된 것은 아니나 이달 말쯤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른 고위 외교소식통은 다만 “미 정부의 발표 내용은 그간 미국 재무부 중심으로 진행해온 해외금융거래 추적과는 큰 상관이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이번 발표는 철저히 유엔 결의안 이행과 관련된 것일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또 “미국 재무부가 현재 진행중인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에 개설된 북한계좌 50여개에 대한 자금 흐름 추적은 당장 끝날 사안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진행될 것”이라며 “따라서 현단계에선 언제 끝날 것이라고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지난 7월 5일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하자 유엔 회원국들에게 북한과의 대량살상무기(WMD)와 관련한 교역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대북 결의안을 채택했었다.

이 소식통은 이어 “이번 제재 발표는 북한의 미사일과 WMD와 관련한 자금 및 물자 이동을 차단하기 위한 제재에 국한돼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따라서 미국이 그간 진행해온 북한의 해외 금융거래 파악에 따른 조치와는 무관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 행정부는 지난 7월 15일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안 채택에 따른 후속 조치 차원에서 북미간 제네바 합의에 따라 1995년 해제했던 제재들과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유예의 대가로 2000년 해제했던 제재들을 원상복귀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양국은 지난 1993-1994년 1차 북핵위기를 거친 뒤 1994년 10월 북한이 흑연감속로를 동결하는 대신 미국은 경수로 및 중유를 제공하고 양국간 정치.경제적 관계정상화를 이룬다는 것을 골자로 한 제네바합의에 서명했다.

미국은 그 합의에 따라 이듬해 1월 ▲대북 직통전화개설 허용 ▲양국 언론인들의 상대국 주재사무실 개설 허용 ▲워싱턴.평양 연락사무소 개설에 따른 금융거래 허용 ▲대북 경수로지원에 따른 금융거래의 사안별 허용 ▲미국 은행을 통한 북한과 제3국간 거래 허용 ▲미국 은행들의 북한 관련 금융자산 1천100만달러 상당 동결해제 ▲미국 철강업체들의 북한산 마그네사이트수입 허용 ▲미국 통신회사들의 북한진출 허용 등 조치를 취했다.

아울러 미국은 2000년 6월 북한이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유예하는데 대한 대가로 북한인에 대한 미국인의 송금과 북한산 상품 및 원자재 수입 등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상업적인 미 선박 및 항공기를 통한 승인된 화물의 북한 수송, 북미간 상업항공기 운항 등을 허가한 바 있다.

부시 행정부의 이번 제재 조치는 “이들 대북 경제제재를 다시 원상 복귀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이 외교소식통은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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