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북 `전략적 무시’보다 `대화’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대북정책을 총괄하는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8일 오후 특별대표 자격으로 두번째 한국을 방문하지만 그의 발걸음이 가벼워 보이지는 않는다.

북한이 지난달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우려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장거리 로켓발사를 강행, 북한과 국제사회간 냉기류가 흐르고 있는 것은 물론 6자회담 교착상태가 장기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 의장성명을 채택하는 등 단호하고 일치된 목소리를 내자 북한은 6자회담 참가를 거부하고 불능화했던 핵시설 원상복구에 나선 것은 물론 추가 핵실험 가능성을 시사하며 연일 위협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미국의 조야 일부에선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에 손을 내밀기도 전에 북한이 왼쪽 뺨을 때리는 `못된 행동’을 했다고 격분하며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는 강경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또다른 인사들은 미국의 관심을 끌어보겠다는 북한의 의도가 드러난 만큼 북한의 이같은 협상전술에 말려들어서는 안된다며 전략적으로 북한을 무시하자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두 의견 모두 골자는 미국이 북한에 `오른쪽 뺨’마저 내줘서야 되겠느냐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두번째 6자회담 참가국 순방에 나선 보즈워스 특별대표는 `채찍’이나 `전략적 무시’보다 여전히 미국의 대화.협상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보즈워스 특별대표는 전날 중국을 방문,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 중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을 만난 뒤 “대화와 협상을 통해 현재의 긴장과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우리는 강하게 믿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미국은 북한과 다자 및 양자대화를 원한다는 점을 재강조한다”며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북한과 대화.협상할 의지가 있음을 역설했다.

보즈워스 특별대표는 한국을 방문해 유명환 외교, 현인택 통일장관, 위성락 6자회담 한국측 수석대표 등과의 면담에서도 이런 입장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 내부에서 대북 강경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지만 오바마 행정부는 여전히 북한에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음을 재확인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은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북한과의 대화에 대해 한국, 일본의 `이해’도 이미 구해놓은 상황이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어떤 형식이든 북미간 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물론 이를 촉구해왔으며 일본도 지난 4일 오바마 대통령과 아소 다로 총리간 전화통화에서 북미 양자 대화에 대해 `양해’키로 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런 점을 근거로 전문가들은 이제 공은 다시 북한측 코트에 넘어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북한의 입장에 변화의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보즈워스 특별대표는 지난 3월부터 방북 의사를 내비쳐왔으나 북한은 아직까지 `빗장’을 열지 않고 있다. 이번에도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방북은 성사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북한이 최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를 상대로 긴장을 조성하고 있는 게 후계구도 등 내부적 요인에 더 큰 이유가 있다고 분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의 대북 대화.협상의지에 북한이 언제쯤 답을 보낼 지 주목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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