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북 `강온병행’ 기조 가시화하나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조가 점차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북한과 적극적으로 대화하겠지만 북한이 룰을 어길 시에는 제재도 불사하겠다는 이른바 `당근과 채찍’ 병행전략이 구체화되는 징후가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가 3일 뉴욕에서 열린 한 강연에서 새 정부도 북한과 적극적인 대화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부분이 `당근’에 해당된다면 미 국무부가 최근 미사일 및 대량파괴무기(WMD) 확산활동에 개입해 온 북한기업들에 대해 제재를 부과한 것은 `채찍’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북한기업에 대한 제재는 적잖은 시사점을 던져주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미국이 미사일 및 WMD와 관련해 제재를 가하는 것은 정권교체와 상관없이 국내법에 따라 일상적으로 진행하는 일이라는게 정부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오바마 정부가 출범하고 북한이 대포동2호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보이는 등 미묘한 시기에 이 같은 제재가 나왔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가 대북 `메시지’를 담고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외교 소식통은 4일 “미국의 새 행정부도 북핵문제를 포함한 비확산 이슈에 대해서는 철저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제재대상이 된 조선광업무역개발회사(KOMID)는 미국이 제재를 내릴 때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기업이지만 모공(Mokong) 무역회사, 목송(Moksong) 무역회사, 시노-키(Sino-Ki) 등은 새롭게 재재리스트에 등장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오바마 정부 들어 오히려 제재 기준이 더욱 까다로워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힐 차관보의 발언에도 주목할 부분이 있다.

그가 조만간 북핵문제에서 손을 뗄 가능성이 크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실무적으로 한반도문제를 담당하고 있어 오바마 정부의 정책 방향을 읽을 수 있다.

힐 차관보는 강연에서 “새 정부가 6자회담을 지속시킬 뿐 아니라, 이 지역에서 (북한과) 적극적인 대화를 하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또다시 과거로 후퇴할 수는 없다”고 말해 북한과의 대화 자체를 봉쇄했던 부시 행정부 초기같은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6자회담이 동아시아의 더욱 광범위한 문제를 논의하는 장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해 6자회담을 지금의 비핵화나 동북아 평화체제 외에 북한내 인권 문제 등까지 거론하는 장으로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낳게했다.

미 민주당이 인권 등 인류 보편적 가치에 대해 더욱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북.미 양자회담 등을 계기로 인권문제 등을 거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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