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문제의 진전을 위해 대북특사 파견을 주창했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미국 국무장관에 내정됨에 따라 차기 미 행정부에서 특사 파견안이 활기를 띠겠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문제가 걸림돌이 될 전망이라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일 미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지적했다.
클린턴 내정자는 지난 2005년 7월 워싱턴 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부시 행정부에 대해 “대북 협상의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 고위 미국 관리를 북한에 보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국무부 한국과장을 지낸 데이비드 스트로브 스탠퍼드대 한국학프로그램 부국장은 이 방송과 인터뷰에서 “중대한 안을 내놓기 위해서라기보다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관한 일반사항을 설명하는 차원에서라도 아주 빠른 시일 안에 고위급 특사를 파견하는 것이 좋은 구상이라고 본다”면서 오바마 차기 행정부의 “아시아정책 고위직 인선을 마무리하고 대북정책 검토가 끝나는 시점”을 파견 적기로 제시했다.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의 한반도 외교 자문진에 포함된 조너선 폴락 미 해군대학 교수는 “설령 미국이 모종의 고위급 접촉을 먼저 시도하고 싶어도 김 위원장의 건강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김 위원장과 직접적인 관계를 갖기는 아주, 아주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매체가 김 위원장의 시찰 사진을 잇따라 공개하고 있지만 “김 위원장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북한체제 내에서 자신의 역할을 완전하게 수행하고 있다는 증거를 확보하기 전에는 북한과 직접적인 외교관계를 펼쳐나가는 데 진짜 어려움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그는 또 “오바마 행정부 혹은 다른 어느 나라 정부가 설령 북한 지도층을 상대로 직접 대화의 문을 열고 싶어도 김 위원장의 신체적인 능력이 제한을 받는 상황에선 아주 힘들 것”이라며 “이것이 진정한 도전 중의 하나”라고 지적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