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북제재 원칙불변 재천명

미국 재무부가 11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확산활동과 관련해 북한의 조선광선은행(KKBC)을 금융제재 대상기업으로 추가로 지정한 것은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는 한 미국의 대북제재 정책에 변함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다.

특히 이번 조치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억류 여기자 석방을 위한 방북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회담이후 북.미 간에 새로운 대화무드 조성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미국의 대(對) 북한 메시지는 어느 때보다도 확고해 보인다.

또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핵확산 활동에 관여해온 단천상업은행, 조선혁신무역회사, 조선련봉총기업 등 관련 기업들에 대한 제재의 연장 연상에서 조선광선은행에 대해 제재지정이 추가로 이뤄진 점도 향후 미국의 대북정책에 시사하는 점이 많다.

미국 재무부는 이번 조치가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다른 WMD 관련 프로그램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금융 거래를 금지하고 자산을 동결토록 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 1718 및 1874호와 궤를 같이하는 것”이라며 대북제재 후속조치를 지속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앞으로도 북한의 WMD 관련 기업들에 대한 제재를 계속할 것이라는 의지를 강력히 보여준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는 오바마 행정부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억류 여기자 석방을 위한 방북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회담이후에도 북핵과 관련된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가 이행돼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해왔던 것과 궤를 같이한다.

스튜어트 레비 재무부 테러금융정보담당 차관이 이날 북한이 대량살상무기 확산활동을 앞으로도 지속할 가능성을 지적한 것도 앞서 여러차례 대북협상에서 경험했던 것처럼 북한 정권의 형태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동시에 북한이 실질적인 핵 정책의 변화를 보여줄 때에만 경제적 지원과 북미관계 정상화 등 의 보상조치가 뒷따를 수 있는 것이지 허울뿐인 말이나 행동에는 더 이상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은 여기자들이 석방된 지난 5일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북한에 관계 개선의 길이 있음을 말해 왔다”면서 “더 이상 핵무기들을 개발하지 않고, 도발적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이 포함된다”고 핵포기와 도발 중단이 관계개선의 조건임을 천명한 바 있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도 지난 6일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보고와 관련한 브리핑에서 “앞서 밝혀왔던 것처럼 여기자 석방과 북핵문제를 분리 접근해왔다”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가 이행돼야 한다는 우리의 정책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다”고 밝혔다.

기브스 대변인은 또 “우리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에 필요한 유엔 안보리 제재 조치를 계속 취하는 한편 북한이 핵폐기를 위한 합의사항 이행에 복귀하길 희망하고 있다”고 덧붙인 바 있다.

이같은 미 행정부의 대북 인식은 북한이 과거처럼 북핵 6자회담 복귀 자체만으로는 보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몇 차례 발언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하지만, 미국이 이같은 대북 강경 정책을 언제까지나 고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없지는 않다.

북한과의 핵협상을 6자회담의 틀내에서 추진하겠다는 원칙을 지켜나가되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과정에서 확인됐듯 다양한 채널을 통해 북한의 의중을 파악하고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활동을 얼마든지 벌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대북 추가 금융제재 대상 기업 지정이 앞으로 미국 대북정책 기조를 모두 다 반영하고 있다고 단정하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며 오바마 행정부의 종합적인 대북 정책의 청사진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이 나오기까지 좀 더 기다려야 완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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