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북정책 조정관 누가 거론되나

난마처럼 얽힌 북한 핵문제 해결을 떠맡고 나설 미국 해결사는 누구일까?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 전반을 점검해 해결책을 제시할 고위급 대북정책 조정관 임명이 법제화됨에 따라 누가 이같은 중책을 맡을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부시 대통령으로 하여금 대북정책 조정관을 임명토록 하는 조항이 포함된 ‘2007년도 국방수권법’이 발효된 것은 지난 17일.

법 발효 후 60일 내에 조정관을 임명토록 한 법규정에 따르면 오는 12월 중순까지는 부시 대통령이 대북정책 조정관을 임명해야 하고, 이후 90일 내에 대북정책 검토보고서가 행정부와 의회에 제출되도록 돼 있다.

물론 북한 북한인권법에 따른 인권특사가 법정 기한을 넘겨 임명된 전례를 감안하면 부시 대통령의 임명이 상당기간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북한 핵실험으로 위기가 고조되고, 민주당의 우세가 두드러진 중간선거가 끝나면 북한의 핵위협을 해결해야 한다는 미국 내 압박이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대북정책 조정관 임명이 북핵문제 해결의 돌파구가 될수도 있다는 기대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상원의원 3명은 법 발효 사흘만인 지난 20일 부시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대북정책 조정관의 조속한 임명을 촉구함으로써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러면 대북정책 조정관은 누가될까?

이는 임명권자인 부시 대통령이 대북정책 조정관의 역할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시 대통령이 북한 핵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 아래 전권을 맡길 인물을 고를지, 북핵 사태에 대한 국내적 압박을 모면하기 위한 국내 정치용 인물을 내세울지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것이란 지적이다.

이런 변수들 속에서도 벌써부터 대북정책 조정관으로 거론되는 몇 몇 인사들이 있다.

그중 대표적인 사람은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

공화당 내 온건파로 꼽히는 베이커 전 장관은 아버지 부시 때부터 부시가(家)와 막역한 관계를 유지해온데다 탁월한 능력 때문에 2기 부시 행정부의 국방장관으로 추천됐을 정도의 실세로 꼽힌다.

이 때문에 미 국내외의 많은 사람들이 그를 대북 특사로 임명할 것을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있으며, 베이커 전장관도 CNN방송을 통해 북한과의 직접대화를 촉구하는 등 북한 문제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그가 북한은 물론 아시아 문제에 그리 정통하지 못하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다음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주 주지사이다.

유엔대사와 에너지장관을 역임한 리처드슨 주지사는 민주당 대권 후보를 꿈꾸는 중진 정치인이면서 대표적인 ‘북한통’이라는 점이 높이 평가되고 있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지난해 10월까지 모두 5차례나 북한을 방문하는 등 북한 지도자들과 격의없이 대화할 수 있는 사이인데다 북핵문제에 대한 미국내의 여론과 지지를 모을 수 있는 정치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이 민주당 중진 정치인인 리처드슨 지사를 과연 대북정책 조정관으로 임명할 것인지에는 의문이 일고 있다.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꺼리는 부시 대통령이 새로운 조정관을 임명하기 보다는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를 겸임시킬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이는 법까지 만들어 대북정책 조정관을 임명토록 한 의회의 의지를 거스르는 것이어서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몇몇 인사들이 대북정책 조정관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정작 부시 대통령이나 백악관이 실제 인선에 착수했다는 구체적인 움직임은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다.

향후 부시 대통령이 누구를 대북정책 조정관으로 선택할 지는 북한 핵실험에 따른 국제사회의 움직임과 중간선거 이후 미국 내 여론이 어떻게 전개되느냐 등에 따라 영향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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