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북압박 67점·유화정책 65점…유연한 대응 필요

북한민주화운동 진영에서는 미국의 정책 전환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 것인가?

북한 문제에서 북한 주민의 해방, 남한 안보, 한반도 안보, 국제적 핵확산 방지, 테러조직으로의 핵유출 저지 등이 각각 다른 문제이고 어느 것을 중시하느냐에 따라 문제 접근방식도 조금씩 달라진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군이 진주만을 기습 공격한 것은 미국의 안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매우 불행한 일이었지만 중국의 입장에서 본다면 대단한 행운이었다. 어느 입장에서 보느냐에 따라 문제가 달라지는 것이다.

북한민주화운동 단체는 북한 민주화와 북한 주민의 해방을 그 무엇보다 앞세우고 중시하는 입장에서 문제를 봐야 한다.

한반도의 안보위기는 한편으로는 김정일의 발언권을 높여주는 측면이 있지만 동시에 남한의 일반인들의 북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하는 효과가 있다.

한반도의 안정성을 뒤흔들어 북한체제의 위기를 고조시키는 효과도 있다. 남한체제는 북한체제에 비해 몇 배나 안정성이 있는 체제이기 때문에 한반도 전체의 안정성이 흔들리면 흔들릴수록 북한 민주화에는 유리한 측면도 있다.

압박정책이나 유화정책이나 낙제수준

다만 남한 주민들이 대체로 안정 지향성이 대단히 강하기 때문에 이를 세심하게 고려하는 것이 매 단계마다 필요하다. 북한민주화운동을 중심으로 북핵에 대한 압박정책과 유화정책의 장단점을 비교해보자.

압박정책의 장점은 첫째, 북한체제 위기 유발이 좀 더 용이해지고, 둘째, 북측의 강한 대응을 유도해 남한 사람들의 대북 관심을 이끌어내며, 셋째, 인도적인 필수지원을 제외한 외부의 북한 지원을 효율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압박정책의 단점은 먼저 북한 내부 민주화 역량의 활동이 제약될 수 있고, 긴장이 강화되어 김정일이 큰 소리를 치게 되면 남한 사람들의 불안이 심화되고 내정이 불안해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국제적인 공동전선을 유지하는 데 높은 수준의 정치적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유화정책의 장점은 조직사업에서 다양한 전술을 구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일정 정도의 개혁개방을 촉진하여 외부세계 의존도가 점점 높아질 수 있다. 외부세계의 정보나 바람이 북한에 들어가는 것이 좀 더 용이해진다는 것이다.

유화정책의 단점은 첫째, 북한체제가 좀 더 안정될 수 있는 여지가 생기고, 둘째, 남한 사람들이 안정화된 분단체제에 익숙해지고 북한체제를 붕괴시키고자 하는 요구와 의지가 점차 약해지며, 셋째, 한, 미, 중, 일 사이에 북한문제를 놓고 통일된 입장을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북한민주화운동을 기준으로 볼 때 압박정책이 유화정책보다는 조금 더 낫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편차는 크지 않다. 북한민주화운동의 입장에서 압박정책이 67점짜리 정책이라면, 유화정책은 65점 정도라고 판단된다.

따라서 어느 한 쪽으로 가면 절대적으로 안 된다고 단정하는 것은 성급하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정세의 장점과 단점을 적절히 활용하여 김정일 정권을 약화시키고 북한 민주화에 필요한 역량과 조건을 강화하는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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