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북압박에 대한 국면 전환용”

북핵 6자회담이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라는 새로운 악재가 터져나와 주목된다.

정부 당국은 19일 북한이 장거리 탄도미사일인 대포동 미사일 발사를 위한 징후를 보이고 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신중하면서도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외교·안보 관련 정부 당국은 이날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면밀히 주시하고 있고 다각적으로 확인중이나 아직 신뢰할 만한 수준에 이른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정부 당국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이 실제 미사일을 발사할 준비를 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미사일과 관련한 모종의 움직임은 있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또 다른 당국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 관련 보도를 완전히 부인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해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 보도는 북핵 6자회담이 북미간 위폐 논란으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고 탈북자 수용 등 미국의 대북 압박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특히 주목된다.

외교안보연구원 김성한 교수는 북한의 의도에 대해 “미국이 대북 압박을 심화할 경우 그냥 맞고만 있지는 않겠다는 메시지를 보낼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선군체제하의 북한이 미국의 대북압박에 대해 끽소리도 내지 않고 있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며 이에 따라 북한은 자신들의 입지를 대내외에 세울 수 있는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고 그 방법으로 미사일 카드를 꺼냈다는 것이다.

6자회담 복귀의 전제조건으로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에 대한 금융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는 북한이 미국의 유연한 태도변화를 촉구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무조건적 회담복귀를 촉구하고 있는 미국에 대해 ‘미사일 발사’라는 강경한 카드를 꺼내들어 긴장을 조성함으로써 양보를 끌어내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도 북한의 의도에 대해 말을 극도로 아끼면서도 “누구나 생각해보면 알 수 있는 것 아니냐”라고 말해 미국의 대북압박에 대한 북한의 국면 전환용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동국대 고유환 교수는 “6자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북한이 대량살상무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미국에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제스처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쉽게 미사일을 발사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미국의 태도변화를 촉구하기 위해 미사일 카드를 꺼내 보일 수는 있어도 이를 행동으로 옮길 경우 북한이 자충수를 초래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분석이 그 배경이다.

김 교수는 “북한이 실제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이는 ‘자살골’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패널터킥’을 허용하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며 “미국내 온건파들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는 공간은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과 일본의 대북 압박이 더욱 심화되고 6자회담이 좌초될 수도 있는 상황을 초래하며 남북관계가 악화되는 것은 물론 북한의 후원자인 중국에도 상당한 부담을 안겨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북한은 실제 미사일은 발사하지 않은 채 마치 양파껍질을 하나씩 벗기 듯이 긴장을 고조시키는 전략을 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사일 발사 단계까지 여러 과정을 하나씩 취해나가면서 긴장을 고조시켜 국제사회의 주의와 관심을 끄는 선에서 목적달성을 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고 교수는 “북한이 실제 미사일의 위력을 보여줘도 이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것”이라며 “북한이 발사를 위한 제스처는 보일 수 있어도 실제 발사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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