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북금융제재 행정초안, 무엇이 담겨있나?

▲ 9월 예금인출 사태를 겪은 BDA은행

미국이 추진 중인 새로운 대북금융제재의 구체적 내용이 공개됐다.

미국 의회조사국(CRS) 라파엘 펄(Perl) 선임연구원이 북한의 대외거래에 결정적 타격을 줄 수 있는 행정명령(Executive Order) 초안을 공개했다고 조선일보가 31일 보도했다.

펄 연구원은 “대통령 행정명령 초안은 작년 9월 20일자 연방관보(Federal Register)에 게재된 것으로 현재 정부 내 의견수렴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발동시기는 정치적 판단 영역이지만, 북한이 불법행위를 중단하지 않으면 법 집행 차원에서 발동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초안은 복잡한 법률적 내용으로 되어있으나 ‘특별조치’의 핵심은 두 가지다.

먼저, 미국의 어떤 금융기관도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과 거래할 수 없다는 것, 다음으로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은 다른 금융기관을 이용해 미국의 금융시스템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한 마디로 “BDA 및 이와 거래하는 금융기관은 미국의 어떤 금융기관과도 거래를 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합법적 거래도 금융제재에 포함

펄 연구원은 “행정명령이 표면적으로 BDA에 대해서만 ‘미국과 거래 전면금지’를 규정하고 있지만, 다른 금융기관들에도 북한의 불법행위 자금유통에 개입하거나 활용될 경우 똑같은 제재를 받을 수 있음을 강력히 경고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행정명령이 함축하고 있는 실질적 의미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국제 금융기관들은 북한의 불법자금원에 개입되는 것보다는 미국과의 거래를 선택할 것이며, 북한과의 거래를 끊어야 하는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펄 연구원은 행정명령은 북한의 합법적 거래도 포함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정부기관과 정부 기업들을 통해 대규모 불법행위들을 저질러왔다고 미국이 보고 있다. 때문에 불법ㆍ합법을 구별할 수도 없고 구별하는 게 의미가 없다는 판단이다.

예컨대 콜롬비아 마약카르텔의 경우 합법적 투자와 거래도 많이 하지만 마약거래라는 범죄 행위를 하기 때문에 범죄조직으로 규정돼 있다. 펄 연구원은 “똑같은 논리가 북한에 적용된다”고 말했다.

이번 행정명령은 미국이 테러집단의 자금원을 차단하기 위해 제정한 ‘애국법’ 311조상의 권한을 실행하는 것으로, 의회의 표결을 거쳐야 하는 법률이 아니다. 행정명령 초안에는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대해 애국법 311조 5항의 특별조치(special measures)를 취하는 것”이라고 되어있다.

한편, 미국은 이 행정명령이 발동될 경우 북한에 대한 직ㆍ간접적 파장이 워낙 크기 때문에 북한의 반응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말했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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